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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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금)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 “조기전대? 친박은 고민조차 안해본 일”
2010.01.22
조회 459

- 당내 동력없어 조기전대 성립 안될 것
- 세종시 수정하고 선거 치르면 백전백패
- 당론 변경한다해도 국회에서 막힐 것
- 분당? 아껴도 아껴도 아깝지 않은 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 (친박계)

어떤 분들은 한나라당 당론이 세종시 수정으로 이미 바뀌었다고 알고 계시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당론은 엄연히 원안추진입니다. 그런데 어제 정몽준 대표가 당론변경을 논의해보자고 공식적으로 천명했습니다. 그러자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이 곧바로 반박을 했습니다. 대통령 후보시절에 공약을 했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확인했고, 재보선에서도 세종시 원안 추진 공언을 수차례나 했는데 무슨 당론을 다시 확정하자는 뜻이냐, 하고 양측의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허태열 최고위원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앵커> 사실 친이 친박 갈등이 그동안에 자주 있어도 말씀을 아껴오셨는데 이번에 정몽준 대표가 당론변경을 언급하니까 강하게 비판하셨고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 허태열> 우리 국민들 보시기에 지도부조차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원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주로 당내 비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을 해왔습니다. 현재 우리 당론은 원안 그대로 가는 건데 왜 당대표가 자꾸 기회만 되면 수정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듯한 강도의 발언을 계속하느냐, 당론변경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왜 당론변경을 해야 될 것 같이 몰아가느냐,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제가 이쯤에서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발언을 하게 됐고, 또 이왕발언을 했으니까 국민들한테 알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오늘 인터뷰에도 나온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정몽준 대표가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정도가 아니라 수정 쪽을 적극 지지하시는 듯한 발언을 자주하신다는 말씀이세요?

◆ 허태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대통령이 공약했던 부분에 대해서 이미 사과도 했고 구체적인 정부 수정안도 나온 마당이니까 토론을 적극적으로 해볼필요는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인데요?

◆ 허태열> 토론은 이미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당내 구성원들 간에 찬반의 입장이 갈라져있는데 이게 여야 대화하듯이 대화가 되겠습니까? 같은 식구끼리 하면 감정이 상하고 원만한 결론도 내지도 못합니다. 여야 간의 감정이 상하면 사안이 끝나면 다시 또 원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식구 간에 감정이 상하면 당에는 심대한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것은 무슨 토론이 필요하겠습니까?

이것은 수정하는 입장에서는 행정의 비효율이 크니까 수정하자, 또 노무현 정부 내내 우리 범 보수진영이 이것을 반대하는 것에 합의되어 있는 상황이니까 노무현 정부가 박아놓은 대못 하나 빼자, 그런 것에 불과하지만 이것을 수정했을 경우에 당의 정체성에 문제가 오고 당을 존립할 수 없는 위험한 지경에 빠뜨리니까 다수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당을 위해서 좋다, 나라를 위해서도 좋다, 이런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이것은 토론한다고 해서 절충점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세종시를 수정하면 당의 정체성까지도 흔들릴 것이다, 이렇게 보십니까?

◆ 허태열>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당이라는 것은 각종 선거에서 공약을 내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정권을 차지할 수 있고 또 국회에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당의 존재이유와 명분은 선거를 통해서 나타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약에 5년이나 된 약속을 대통령에서부터 지금의 당 지도부에 이르기까지 한두 번도 아니고 수차례 공언을 했고 지난 5년 동안 무려 6조의 국고를 들여서 현장에서 원주민을 내보내고, 공사를 하고, 정부청사도 이미 지하골조물이 다 완성되어서 지상으로 올라온 단계에 와 있습니다. 천재지변이 난 것도 아닌데 그것을 바꾼다면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믿겠습니까? 신뢰를 상실합니다. 거짓말쟁이 정당으로 전락해버립니다. 선거를 통해서 존재 이유와 명분을 찾는 정당이 존립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건 한나라당의 정체성의 문제, 존립의 문제가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지방선거 치르면 선거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 허태열> 당연하죠. 지금 선거가 없어서 이러고 있지, 만약 선거가 시작되면 야당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한나라당은 모든 공약이 다 거짓말입니다. 저 후보가 내뱉는 말도 다 거짓말입니다. 못 믿습니다. 여러분 세종시하는 거 안 봤습니까?’ 이렇게 호소했을 경우에 막상 지금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조차도 세종시를 만약에 수정해서 강행 처리 해버리면 머리 속에 남는 것은 한나라당은 약속을 헌신짝같이 바꿀 수 있는 정당이구나 하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효율적이라서 몸 바쳐서 바꿨구나, 이렇게 생각하진 않을까요?

◆ 허태열> 효율은 행정상의 효율 아니겠습니까? 행정효율은 경제적 효율이죠. 예산 좀 더 들고 공무원이 서울에서 살다가 내려가야 하니까 불편하고, 그런 정도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기본적으로 약속을 안 지킨다는 그 부분이 강하게 각인이 된 채 선거를 치르는 건 불리하다는 말씀이세요?

◆ 허태열> 공자님 말씀 중에 무신불립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믿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세울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개인 간에도 그렇지 않습니까? 믿음이 없는 사람한테 무슨 거래가 있겠습니까? 믿음을 가지고 갈 적에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믿음 때문에 다시 모든 일이 성사가 되고 거래가 시작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믿음을 잃어버리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수정하고 지방선거 치르면 한나라당이 대패할 것이다, 이렇게까지 보십니까?

◆ 허태열> 특정 선거뿐만 아니라 모든 선거가 다 그럴 것으로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차후의 대통령선거까지도 영향을 미칠까요?

◆ 허태열> 당연하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친이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박 전 대표가 원칙과 정도를 중시하는 분 아니냐. 당론 변경도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정당한 것이다.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절차 밟아서 변경하면 안 되느냐? 투표하자.’

◆ 허태열> 맞습니다. 당헌당규를 표현양식대로 해석하면 그렇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왜 당론을 변경해야 되죠? 첫째는 아까 말씀드린대로 5년간 철썩같이 약속한 공약을 뒤집어엎는 것이 당론변경입니다. 그건 당의 존재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이야기고요. 두 번째는 한나라당의 3분의 2가 찬성해서 당론변경을 했다고 칩시다. 국회 본회의에 우리 한나라당이 당론 변경했다고 통과 될 수 있는 겁니까? 미디어법을 한번 보십시오.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정당은 민주당하고,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세 당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정당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창조한국당 다 반대입니다.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는 미디어법은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그 엄청난 무리 속에서 우리가 강행처리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에서는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고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것을 당론을 변경해도 현실적인 필요성이 없다, 그런 것을 왜 당론을 바꿔가지고 공연히 우리 한나라당의 신뢰만 실추시키고 그럴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 이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공개적으로 이런 반박들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박 전 대표께서는 정몽준 대표를 향해서 ‘당 대표라면 그런 말씀하시면 안 된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혹시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걸까요?

◆ 허태열> 저도 같이 지도부를 구성하는 일원인데 당대표의 리더십 같은 것을 제가 평가할 입장은 아니고요. 아까 박 전 대표께서 당 대표로선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라고 하신 것은 당의 정체성, 엄연한 당의 당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발언은 개개인이 하는 것은 몰라도 당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말 아니냐, 이런 뜻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대로 수정안이 통과되면 지방선거에서의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고 하셨는데 조기전당대회도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허태열> 저는 그 문제까지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 친박들 입장에서는 조기전당대회 어떤 논의도 해본 적이 없고 입장 가져본 적도 없습니다. 조기전당은 될지 안될 지도 모르고요. 제가 보기에는 안 될 상황이 더 많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허태열> 조기전대 주장하는 사람들이 몇 분 안 됩니다. 수도권의 몇 분 의원들께서 말씀하신 것 같은데 아직 동력 받지 않은 상황을 가지고 우리 친박에서 조기전대 어떻게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그런 논의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기전당대회는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전당대회 여름에 있으면 박 전 대표가 혹시 나오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 허태열>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미리 전제로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도 않은 이야기고 공연한 억측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그런 논의 해 본적도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허태열 최고위원께서는 어떻습니까?

◆ 허태열> 저도 마찬가지 입장이죠. 제가 전당대회 운운한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는 이야기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직까지 조기전당대회는 입 밖에 내지 말아라, 이런 말씀이세요. 사실은 오늘 여러 신문에서 조기전당대회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친박계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허태열> 추측보도로 생각합니다.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논의 자체를 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입장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여러 가지 독설도 쏟아지는데요. 홍준표 의원이 분당설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까? ‘독불장군식으로 하려면 분당하고 나가시라’ 여기에 대해서 짧게 답해주실 수 있을까요?

◆ 허태열> 그분의 평소 언행이 다소 거칠고 그렇습니다. 사실은 평당원이라도 가장 아껴야 될 말이 분당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 중진께서 그런 말을 경솔하게 했다는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말은 아껴도 아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껴야 될 말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