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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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9 (수) 블랙핑크 한복디자이너 "기모노 논란? 한복이 더 화려한데"
2020.07.29
조회 115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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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단하(한복 디자이너)



블랙핑크 한복, 모티브는 보자기
BTS, 킹덤..한복이 세계적 이슈
고객 절반 이상 미국, 중국에서
주인공으로 만드는 한복의 매력
실용성 더해 대중화 하고 싶다


요즘 세계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우리 상품들이 많죠. 한류 드라마가 그렇고 K팝 또 한국 화장품들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복입니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을 했는데요. 이 노래가 대히트를 친 겁니다. 그러면서 뮤직비디오를 찾아본 세계인들이 한복의 매력에 푹 빠진 거예요. 블랙핑크의 노래 ‘How You Like That’ 잠깐 들어보시죠.

◇ 김현정>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로 보여드렸어요. 멤버들이 다 한복 입은 거예요. 이 멋진 한복을 만든 사람이 누군가 하면 바로 단하 씨입니다. 놀라운 건,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에요. 어떻게 하다가 한복의 매력에 빠져서 한복 디자인계의 샛별이 된 건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한복 디자이너 단하 씨 어서 오십시오.

◆ 단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입고 오신 한복이 아까 블랙핑크 제니 씨가 입었던 거 맞죠?

◆ 단하> 네, 맞아요.

◇ 김현정> 진짜 예쁘다.

◆ 단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조금만 일어서주실 수도 있을까요?

◆ 단하> 네.

◇ 김현정> 이게 지금 어떤 특징이 있는 거죠?

◆ 단하> 저고리예요.

◇ 김현정> 짧은 저고리인데 굉장히.

◆ 단하> 살짝 짧게 디자인한 저고리고요. 궁중 유물인 보자기를 모티브로 해서 모양을 만든 거예요.

◇ 김현정> 남자 도포도 어떤 디자인 요소로 들어갔다, 이런 얘기도 들었는데.

◆ 단하> 맞아요. 뒤에 보이시는 제니 씨가 입었던 것은 도포를 모티브로 해서 디자인한 거거든요.

◇ 김현정> 이 검정색은요?

◆ 단하> 철릭이라고 남자 복식 중의 하나거든요.

◇ 김현정> 그렇구나. 아니, 블랙핑크가 먼저 의뢰를 해 온 거예요? 어떻게 된 거예요?

◆ 단하> 엄밀히 말하면 블랙핑크 스타일리스트팀에서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보고 연락이 와서 퍼포먼스용으로 약간의 커스텀이 들어가서 이렇게 선보여지게 됐어요.

◇ 김현정> 조금 전에 노래 들으셨지만 ‘How You Like That’. 제목부터 영어예요. 그리고 한국적인 노래가 아니거든요.

◆ 단하> 그렇죠.

◇ 김현정> 세계 트렌드에 맞춘 이런 곡인데 어떻게 한복을 입힐 생각을 했다고 해요?

◆ 단하>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지금 BTS나 넷플릭스 킹덤이라든지 보시면 갓이라든지 한복이 굉장히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한국적인 미가 세계 시장에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나, 그렇게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의도를 한 거군요. 한복이 예뻐서도 있지만, 예쁜 걸 넘어서 한국적인 뭔가를 좀 심고 싶다, 이런 의도도 있었던 거군요.

◆ 단하>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오늘 한복 좀 입어보려고 속에 민소매 입고 왔거든요. 꼭 한 번 입어보고 싶어서 잠깐 좀.

◆ 단하> 네, 제가 입혀드릴게요.

◇ 김현정> 제가 또 분홍색을 좋아해요. 제니 씨 한복이 분홍색이네.

◆ 단하> 커플룩이에요, 저랑.

◇ 김현정> 어머 세상에. 예쁘다. 괜찮은데요? 입고 진행해야 되겠는데요. (웃음)

◆ 단하> 입고 진행하세요. (웃음)

◇ 김현정> 이거는 단하 선생님하고 똑같으니까 그러면 저는 옆에 로제 씨 걸로, 입는 김에 두 개 다 입죠.

◆ 단하> 두 개 입고 싶으셔서 그런 거 아니죠?

◇ 김현정> 해외 팬들 반응은 어때요?

◆ 단하> 해외 팬들 반응이 굉장히 재밌었죠. 한국이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다 보니까 한복에 담긴 스토리를 굉장히 또 흥미롭게 여겨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한복에 담긴 스토리?

◆ 단하> 네. 원래는 철릭이었던 것, 도포였던 것...

◇ 김현정> 해외 팬들이 한복의 특히 어떤 점을 좋아해요?

◆ 단하> 예를 들면 문양이 외국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이국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문양이에요. 문양을 굉장히 재밌어하시고, 그것도 궁중유물이었다고 하니까 한국은 역사의 나라다, 그런 반응이 많았어요.

◇ 김현정> 그렇죠. 유구한 역사가 있는 나라들이 사실 따져보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걸 또 부러워하는 것이 있고.

◆ 단하> 맞아요.

◇ 김현정> 구입하는 분들, 그러니까 매출도 올랐어요?

◆ 단하> 네, 매출로 나타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래요? 해외에서들 얼마나 사요?

◆ 단하> 많이들 사시죠. 특히 50%~60% 고객이 미국 쪽에서 많이 구매를 하시고 그다음은 중국. 그리고 되게 재밌는 건 기모노 논란이다, 이런 것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일본 고객들도 굉장히 많으시더라고요.

◇ 김현정> 온라인숍에 들어오는 거죠?

◆ 단하> 네.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온라인숍에 한 3000~4000명 찾아와서 그 대부분이 외국 분들이시다, 이렇게 들었어요.

◆ 단하> 네, 저희가 해외 몰 그리고 국내 몰이 있는데 해외 사용자는 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많을 때는 1만 명도 넘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게 처음에 왜 기모노 논란이 있었던 거예요? 누가 봐도 한복인데.

◆ 단하> 그렇죠. 아무래도 이런 문양이라든지 처음에는 생소하셨을 수 있어요. 제가 설명을 궁중보자기라고 드려서 그런 거지,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화려하니까.

◇ 김현정> 엄연히 다르죠?

◆ 단하> 너무 다르죠.

◇ 김현정> 실제로 보니까 너무 달라요. 이상하게 만들어진 잡음이었던 것 같은데 확실한 한복입니다. 그런데 단하 씨 이력을 보니까 참 독특합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카지노 회사에서 근무하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한복 디자인을?

◆ 단하> 사실은 제 고등학교 교복이 한복이었어요. 부산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인데 교복이 한복이었고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해외여행 다닐 때 한복을 입고 다니고, 또 많이 입고 다니다 보니까 배우고 싶어지고, 그게 자연스럽게 사업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복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하신 거죠?

◆ 단하> 네.

◇ 김현정> 단하 디자이너에게 한복의 매력을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뭘 꼽으시겠어요?

◆ 단하> 한복의 매력 중에서 아무래도 제가 처음에 이 매력 때문에 한복을 입고 여행을 다녔던 것도 있어요. 입는 순간 뭔가 특별해지는 기분이 들고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저만 느끼는 게 아니라 우리 옷을 구매하는 고객 분들도 똑같은 얘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특별해진다.

◆ 단하> 네.

◇ 김현정> Something Special. 외국 분들도 많이 들으실 테니까. (웃음) 스페셜한 느낌을 주는 옷이다. 그 스페셜한 옷, 한복을 입고 세계여행 다니실 때 외국 사람들 반응도 지금과 비슷했어요?

◆ 단하> 네. 되게 신기해하시면서 사진 요청을 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혹시 브랜드의 옷이면 자기가 직접 납품하고 싶다는 제안도 있었고.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시장성이 충분한 옷이구나 생각은 했어요.

◇ 김현정> 어느 나라가 반응이 제일 좋던가요?

◆ 단하> 제가 다녔던 곳 중에는 미국이랑 유럽 쪽에서도 프랑스 쪽이 반응이 괜찮았어요.

◇ 김현정> 프랑스인들이 또 예술적이잖아요.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 많으니까 거기에서 특별히 관심을.

◆ 단하> 네.

◇ 김현정> 지금 이런 질문도 들어오는데, ‘국적과 성별을 떠나서 내가 만든 이 한복을 이 사람에게 꼭 한번 입혀보고 싶다’ 디자이너로서 욕심나는 사람 있습니까? 일단 저는 입었어요. 저 빼고.

◆ 단하> 네. (웃음) 일단은 공유 씨랑 안보현 씨.

◇ 김현정> 공유 씨, 왜 공유 씨예요?

◆ 단하> 팬이에요. 두 분 다 팬이에요. 사심이 담긴 그런.

◇ 김현정> 그러면 외국인 중에는?

◆ 단하> 아무래도 저는 아리아나 그란데.

◇ 김현정> 팝가수. 왜 아리아나 그란데예요?

◆ 단하> 일단은 팬이기도 하고 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또 파급력이 상당하니까. 한복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현정> 그것도 좋네요. 그런데 한복이 말이죠. 외국 분들은 입고 싶어요, 스페셜해요, 이런 이야기를 한다지만 오히려 우리나라 안에서는 중년 이상 넘어가면 한복은 돌잔치 때, 결혼식 때나 입는 옷. 평상시에 어떻게 입고 생활을 해? 이런 생각들 많이 하거든요.

◆ 단하> 그렇죠.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 단하> 그런 인식이 아직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실용성을 더해서 평소에도 입을 수 있게 고민들을 하고 있고 항상 입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비율을 조금씩 높여나가면 언젠가 좀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은.

◇ 김현정> 한복을 입고서 어떤 에티켓이랄까요, 따로 있습니까?

◆ 단하> 아니요, 그냥 편하게 즐겨주시면 더 편할 것 같아요. 일반적인 패션의 한 장르처럼 똑같이 편하게 생각하시고, 한복이라고 하면 사실 엄격한 잣대가 있어요. 노출이 없어야 되고 우아해야 되고, 그런데 그냥 편하게 패션의 한 영역으로 자유롭게 생각을 해 주시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 김현정> 저도 가끔 한복을 입잖아요. 입을 때마다 옷고름 메는 게 헷갈리는 거예요. 사실 이런 것부터가 좀 어렵게 느껴지는 장치들이거든요.

◆ 단하> 그런데 저는 안 잠가요. 이렇게 그냥 풀고 왔어요.

◇ 김현정> 지금 풀린 게 아니라 안 잠그신 거예요?

◆ 단하> 그냥 이렇게 입고 왔어요. (웃음)

◇ 김현정> 그냥 자유롭게 생각해라 이거죠?

◆ 단하> 모르면 안 잠그면 되죠.

◇ 김현정> 편하게 접근하는 것부터 시작해라.

◆ 단하> 네.

◇ 김현정> 그럼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거 아니야? 우리 전통 파괴 아니야? 이런 얘기도 혹시 들어보지는 않았어요?

◆ 단하> 많이 듣죠. 많이 듣는데 그런 시도가 점점 많아질수록 일반적으로 생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어찌됐든 전통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디자인이 되었고. 입는 사람, 어차피 옷이잖아요. 저희가 입는 옷이니까 편하게 우리 옷 입듯이 그렇게 생각을 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 김현정> 청취자 정린님, ‘가격이 그런데 한복은 좀 비싸지 않느냐. 가격이 막 편하게 입기에는 부담스럽다’ 이런 문자도 주시는데요. 어떻습니까?

◆ 단하> 이거는 아무래도 공정의 문제가 있어요. 한복을 만드는 그런 공장이라든지 바느질 하는 곳이 공임비가 굉장히 비싸요. 손이 많이 가는 옷이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 단하> 조금 더 대중적으로 되고 만드는 곳이 많아지면 가격도 자연스럽게 내려가지 않을까.

◇ 김현정> 단하 씨. 참 말씀하시는 것도 조곤조곤 한복처럼 곱게 하시는 분인데 혹시 한 10분 정도 시간 있으세요?

◆ 단하> 네.

◇ 김현정> 괜찮으세요? 그럼 저희 유튜브 댓꿀쇼 아시죠?

◆ 단하> 네.

◇ 김현정> 댓꿀쇼에서 못 다 한 이야기 조금 더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단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