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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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가져오신 사건은 뭡니까?

◆ 손수호> 정확히 14년 전 오늘 그러니까 2006년 7월 23일, 이날 시작된 사건입니다.

◇ 김현정> 오늘이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7월 23일? 딱 오늘 벌어진 사건이 있어요?

◆ 손수호> 네.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인데요.

◇ 김현정> 아, 서울의 서초동 서래마을에 살던 프랑스인 집에서 영아 시신이 나왔던 그 사건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 손수호> 네, 프랑스와 우리나라 사이에 외교 마찰로 번질 뻔하기도 했죠. 다행히 잘 마무리되기는 했죠. 날짜가 딱 일치하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부분도 굉장히 많은 사건입니다. 오늘 이 사건의 전개 과정 그리고 그 후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까지 알아보겠습니다.

◇ 김현정> 14년 전 오늘 벌어졌던 서래마을 영아살해사건. 대충 기억들 하실 텐데 한번 다시 정리해 주시죠.

◆ 손수호> 사실 영아 사체가 발견된 게 14년 전 오늘이고요. 범행은 그전에 이루어진 거죠.

◇ 김현정> 물론이죠.

◆ 손수호> 2006년 7월 2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래마을에 살던 프랑스인 장 루이 크루조가 가족들하고 함께 프랑스로 휴가를 갔다가 먼저 집으로 왔어요. 그러면서 고등어를 넣기 위해서 냉장고의 냉동실 문을 열었는데 좀 수상한 비닐봉지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열어봤더니 놀랍게도 그 안에 영아 2명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죠.

◇ 김현정> 냉동실에.

◆ 손수호> 네.

◇ 김현정> 프랑스인 가족이 왜 여기 살고 있었지? 이상하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여기가 원래 서래마을이 프랑스인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 사는 마을이에요.

◆ 손수호> 네, 서울 프랑스 학교도 이 지역에 있죠. 크루조 가족은 크루조, 또 아내, 그리고 두 아들까지 4인가족인데요. 휴가 다녀오고 시신 발견하고 곧바로 신고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가족을 의심하기보다는 뭔가 다른 가능성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한 거예요. 우선 이 영아들이 사산된 것인지 즉 사망한 채로 태어난 건지 아니면 태어난 후에 살해당한 것인지부터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냉동실에 있는 사체 가지고도 확인이 가능해요?

◆ 손수호> 부검을 하면 가능한데요. 왜냐하면 태아일 때는 폐호흡을 안 하잖아요. 숨 안 쉬잖아요. 태어난 후에 숨 쉬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태어나기 전에 사망했다면 폐에 공기가 없도는 거예요.

◇ 김현정> 그냥 뱃속에서 숨진 채, 그러니까 유산이 된 거라면 폐에 공기는 하나도 없을 것이고.

◆ 손수호> 그렇죠. 태어난 후에 살해됐으면 폐에 공기가 있는데. 이걸 부검으로 확인 가능하거든요. 부검했더니 공기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는 태어난 아기를 누군가 살해했다는 얘기네요?

◆ 손수호> 네, 그래서 영아살해사건이 된 거죠. 여러 가지 의혹이 나왔어요. 처음에는 필리핀인 가정부가 조사를 받기도 했고요. 또 풍문이 막 돌았는데요. 이 집에서 여중생으로 보이는 소녀를 보기도 했다. 아니면 몰래 이 집에 들어갔다 나오는 백인 소녀를 봤다. 그러면서 굉장히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진행이 됐죠.

◇ 김현정> 그런데 조사를 해 보니까 하나하나 가능성들이 배제가 됐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결국 이 가족에 대한 조사가 시작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런데 처음에 이 사체를 발견한 크루조는 나는 아내가 임신한 적을 본 적도 없다 이렇게 말했어요.

◇ 김현정> 아니, 가족을 의심하기 시작하니까 그 남편이 ‘아니, 우리 아내는 임신을 한 적이 없어요. 여기 지금 우리 아이들 빼고는. 그런데 어떻게 우리를 의심합니까?’ 이렇게 된 거죠.

◆ 손수호> 네. 주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아니, 나는 그 크루조 부인이 임신한 적을 본 적이 없는데요?

◇ 김현정> ‘배부른 걸 본 적이 없는데’

◆ 손수호> 네, 그럼 도대체 이 영아는 어디서 온 걸까,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돌연 크루조가 프랑스로 출국합니다.

◇ 김현정> 남편이요.

◆ 손수호> 네. 수사가 좀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쉽게 풀렸습니다. 신고 5일 만에 국과수가 결과를 발표했어요. 검사해 보니까 이 영아 시신의 DNA 조사를 해 보니까 크루조가 이 아기들의 친아버지가 맞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분명히 내 부인은 임신한 적도 없어요’라고 하고 프랑스로 출국했는데 그 아기는 이 남편의 아기가 맞다?

◆ 손수호> 그렇죠. 그러니까 본인도 그걸 모르고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이 질문에 답해야 할 크루조가 국내에 없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열흘 뒤에 국과수가 또 이런 발표를 내놓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두 아들의 칫솔에서 나온 DNA 그리고 영아 사체의 DNA를 비교해 봤더니 4명이 모두 형제다.

◇ 김현정> 쉽게 말하면 ‘크루조 부부 사이에서 낳은 아이’라는 거잖아요.

◆ 손수호> 네, 크루조 부부가 이 영아들의 친부모라는 게 확인된 거죠. 그리고 또 2003년에 크루조 부인인 베로니크가 자궁 자궁적출수술을 받았어요.

◇ 김현정> 자궁적출수술을 받았어요?

◆ 손수호> 그 병원에서 조직세포 표본을 확보합니다. 이것 역시 숨진 영아들의 DNA와 일치한다.

◇ 김현정> 그러면 사체가 발견된 건 2006년 오늘이고 자궁 적출수술을 받은 건 2003년이고 그런데 크루조 부인은 임신한 적이 없다면서요?

◆ 손수호> 상당히 황당한 주장인데요. 며칠 후에 크루조 부부가 프랑스에서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에도 대서특필했죠. 한국 수사당국의 DNA 분석 결과 믿을 수 없다. 한국에 나는 가지 않겠다. 지금 같으면 이게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당시는 14년 전입니다. 그리고 당시 프랑스의 여론도 우리나라 수사기관의 DNA 분석 수준에 의문을 표했어요.

◇ 김현정> ‘한국 못 믿어. 한국의 수사 기술 수준을 우리가 어떻게 믿어’ 이런 거였죠.

◆ 손수호> 특히 아니, 어떻게 그렇게 결과가 빨리 나와? 이러면서 프랑스 당국이 자국민인 이들 부부를 스스로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수사하겠다. 한국으로 안 보내겠다’

◆ 손수호> 네. 당시 국내 여론도 좀 싸늘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프랑스 경찰이 수사 개시하면서 우리 측도 그때까지 수사한 자료를 프랑스 사법당국에 다 전달을 했고요. 또 프랑스 영사의 입회하에 영아사체의 DNA를 채취해서 프랑스로 가져갔습니다.

◇ 김현정> 프랑스가 자신들이 직접 DNA 검사 하겠다고 가지고 갔어요? 다시 검사했어요?

◆ 손수호> 열흘 만에 결과 나왔는데요. 우리 국과수 분석결과가 다 맞는 것으로 확인됐죠. 그래서 프랑스 경찰은 친구 집에 머물던 이들 부부를 긴급 체포했고요. 그 바로 다음 날 부인 베로니크가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살해했다. 남편 몰래 한 단독 범행이라면서 범행 사실을 실토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남편 모르게 이 아이들을 낳은 다음에 살해하고 유기했다’ 다 인정을 해 버린 거예요. 그런데 그걸 남편이 모를 수가 있습니까? 임신하면 배가 얼마큼이나 불러오는데?

◆ 손수호> 당연히 그런 의심이 가능한데요. 경찰은 베로니크의 임신 7개월째 사진을 보고도, 봐도 남편이 임신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왜냐하면 수영복 사진을 봐도 배가 전혀 안 나왔요.

◇ 김현정> 수영복 사진을 봐도요?

◆ 손수호> 그리고 함께 요가 다니던 친구들도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는 걸 몇 번이나 봤지만 임신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배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덜 나오는 경우도. 자신이 임신했다는 얘기를 주변에 하지도 않았나보죠?

◆ 손수호> 안 했죠.

◇ 김현정>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 손수호> 베로니크에게 임신 거부증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 김현정> 임신 거부증이 뭡니까?

◆ 손수호> 임신하고도 임신 사실을 인정하지 못 하는 정신질환이에요. 임신하고 싶지 않다 . 임신한 게 너무 싫다 이런 심리가 가능해지면서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는 거죠. 이렇게 되면 신기하게도 자궁의 발달 방향이 달라지면서 배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임신으로 인한 어떤 고통도 없다. 남편도 임신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김현정> 신기하네요.

◆ 손수호> 그러다가 주변에서 임신사실을 알아채고 본인이 다시 깨닫게 해 주면 그때부터는 평범한 임신 사례와 같이 배가 급격히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거든요.

◇ 김현정> 임신 기피증?

◆ 손수호> 네.

◇ 김현정> 태아가 엄마 심리 상태에 맞춰서 숨어서 자라는 거예요?

◆ 손수호> 네. 또 출산해도 모성애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요. 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 가운데 매년 800명에서 3000명이 이러한 임신 거부증을 앓는다고 합니다. 또 2010년에 한 프랑스 여성이 17년 동안 자기가 낳은 아이 8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어요. 또 6명을 살해한 30대 여성이 징역 15년 형을 받기도 했거든요. 또 우리나라 의심사례도 있습니다. 2009년 부산의 20대 여성이 자신이 낳은 아이 죽이려다가 유죄 판결받았고요. 또 김해에 사는 여성도 낳은 지 4시간도 안 된 아이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근처 숲속에 버렸거든요. 그런데 이 두 엄마 모두 자신이 아이를 낳은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에서도 내 아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진술을 했어요.

◇ 김현정> 굉장히 끔찍한 정신질환인데요?

◆ 손수호> 베로니크의 경우도 살 좀 찌고 예민하진 것 같아서 남편이 임신한 거 같다고 묻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그냥 살찐 거다 이렇게 해서 그냥 넘어간 거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 김현정> 뭡니까?

◆ 손수호> 베로니크가 그 전에 프랑스에 있을 때도 자신이 낳았던 아이를 살해해서 벽난로에 넣었다는 점이 드러났죠.

◇ 김현정>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일을 저질렀다는 게 드러났어요. 어떻게 처벌됐습니까?

◆ 손수호> 프랑스에서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한 범죄예요. 하지만 정신질환에 의한 게 고려돼서 법원이 징역 8년형을 선고했고요. 항소하지 않아서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4년 복역 후에 이 사건 관련해서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가석방됐습니다.

◇ 김현정> 우리 수사를 못 믿겠다고 했던 프랑스 쪽에서는 상당히 민망한 결과였겠는데요?

◆ 손수호> 사건 초기 프랑스 언론 얘기 보면 가관이에요. 당시에 프랑스 법무부 대변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해외에서 발생한 프랑스인 관련 범죄는 우리가 더 유능하다. 한국 사법부를 불신할 일은 없지만 우리는 절차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을 했고요. 또 사건을 맡았던 지방법원 차장검사는 이렇게 말했어요. 한국 경찰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크루조를 깎아내리는 못된 취향이 있다. 크루조가 유죄라면 왜 본인이 경찰을 불렀겠느냐. 크루조가 아버지일 수는 있겠지만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을지 어떻게 아는가. 우리 수사 결과를 대놓고 비난했습니다.

◇ 김현정> 그랬는데 우리 국과수의 실력이 입증된 거네요.

◆ 손수호>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한국에서 결과가 너무 빨리 나왔다면서 의문제기 했잖아요. 그런데 그게 결과적으로 우리 실력을 더 크게 돋보이게 만들어준 겁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특히 부인 베로니크의 유전자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거 수술 당시에 절취해서 조직검사했던 파라핀 블록에서 유전자형을 확보해서 그걸로 확인했거든요.

◇ 김현정> 파라핀 블록에서?

◆ 손수호> 네. 그런데 이런 블록 만들기 위해서는 약품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유전자형 분석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성공한 거거든요. 결국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나라가 굉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검사를 잘한다, 분석 잘한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가 됐죠.

◇ 김현정> 그때 ‘한국 과학수사의 쾌거다’ 이랬던 기억 나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반면 프랑스 언론에서는 상당한 소동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겠죠. 특히 프랑스 대사가 한국 수사기관을 항의 방문했던 것을 거론했어요. 한국을 얕본 걸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고요. 또 몇몇 언론에서는 이거 사과기사까지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과학수사의 위상이 높아졌고 또 국과수 분석팀이이 사건 해결한 공로로 과학수사대상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 김현정> 저는 궁금한 게 그 프랑스 가족,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혹시 뒤에 전해진 게 있어요?

◆ 손수호> 굉장한 끔찍한 일을 겪은 거잖아요. 아주 정말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이 크루조 가족은 아내 그리고 엄마인 베로니크를 기다려줬습니다.

◇ 김현정> 감옥에서 다 형 받고 나올 때까지?

◆ 손수호> 네, 가석방돼서 출소하자 따뜻하게 맞아줬고요. 뭐 범죄를 저지른 건 맞지만 정신질환 때문이었다고 이해하면서, 또 그것만 아니었으면 두 아이 잘 키우던 좋은 엄마였고 아내였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여전히 프랑스에서 평범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지금 잘 살고 있대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정신질환에 의한 거니까, 우리가 품어주지 않으면 이 사람을 어떻게 품어주겠냐’ 이런 거예요.

◆ 손수호> 사실 그 부분에서 우리가 좀 느껴야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우리 과학수사 수준 얕보고 무시했던 그러한 프랑스 언론과 수사당국은 당연히 반성해야 되는 것이고 잘못한 것이고 하지만 프랑스 사회가 이런 유형의 범죄를 대하는 태도. 이거 좀 우리가 배울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점입니까?

◆ 손수호> 우선 프랑스 언론이 이 사건을 당연히 크게 보도하기는 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가족의 사생활, 특히 사건과 관련 없는 사생활을 캐려고 노력하지를 않았습니다. 또 이웃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언론에 사건과 관계없는 사생활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남편 직장 동료들도 이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된 다음에 오히려 이 부부를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심지어 이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본 동료들이 본인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보면서도. 저는 당신의 사생활을 엿보기 위한 게 아니라 이 사건의 진상을 알고 싶어서 한 것이다라면서 양해를 구하고 시청하기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낙인을 찍는 게 아니라 이게 정신질환 때문에 벌어진 일이 분명한 경우니까 이럴 때는 오히려 품어주고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주는 이런 풍토, 이게 부럽다’ 그 말씀이시죠?

◆ 손수호> 이런 내용들이 남편이 쓴 책에 나와 있거든요. 이런 일을 겪어도 그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책으로 쓰고 또 그러한 책이 비난 여론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여지는 점 저는 놀랍습니다. 우리와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2006년 오늘, 2006년 7월 23일 벌어져서 정말 우리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사건.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 오늘 한번 다시 되짚어봤는데 시사점이 많네요. 생각할 부분들이.

◆ 손수호> 범인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 후에 여러 가지 우리와 다른 분위기는 그래도 참고할 만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손 탐정, 손수호 변호사 고생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