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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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9 (화) "지도 한 장이 부른 참극... 태국-캄보디아 악연"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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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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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일용(작가)



지뢰로 시작된 전투, 갈등의 뿌리는 수백 년
프랑스가 만든 지도에서 출발한 영토 분쟁
국경 분쟁은 동남아의 '일상'
공통의 적이 필요할 때마다 분쟁을 꺼낸다
하카계 화교 훈센-탁신, 동남아 권력의 이면
동남아, 잘 모르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파트너



◇ 김현정> 오늘 이제 세 번째 인터뷰 넘어갑니다.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지난 며칠 동안 충돌을 했어요. 그냥 충돌 정도가 아니고 30명이 숨지고 16만 명이 피난길에 오르는 거의 전면전에 가까운 국지전이 벌어진 겁니다. 그러다가 지금으로부터 12시간 전에 휴전 합의가 되긴 됐는데 여전히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 사실 우리가 여행을 많이 가는 나라라서 굉장히 친숙해요. 근데 이 두 나라가 100년째 갈등 중이라는 건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대체 이 두 나라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 건지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실 분 모셨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라는 책의 저자세요. 신일용 작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신 작가님. 

◆ 신일용> 안녕하세요. 

◇ 김현정> 12시간 전에 일단 휴전 합의가 됐어요. 이건 어떻게 이렇게 또 빠르게 합의가 된 겁니까? 

◆ 신일용> 두 나라 다 이제 더 이상 전쟁을 할 이익이 없어진 거라고 보고요. 거기에 이제 마침 트럼프도 끼고 그다음에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도 중재하고 하니까 잘 됐다고 그러고 덥석 휴전을 한 거죠. 

◇ 김현정>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전쟁 중인 나라하고는 관세 협상 안 한다. 이렇게 얘기한 거죠? 

◆ 신일용> 그러니까 우리 속담에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다란 말인데 그 반대 경우죠. 이제 그만두고 싶은데 누가 좀 개입해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명분이 생겨서. 

◇ 김현정> 오히려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 더 확대할 생각은 양쪽 다 없었다? 

◆ 신일용> 두 나라 다 그럴 이익이 없고요. 각각의 정권이, 자기네들의 정권이 다 취약하거든요.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일으킨 전쟁이니까 대충 이 정도 됐으면 국민들로부터 할 만큼 했다는 소리 들었으면 끝내고 싶은 거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석하시는군요. 이번 교전은 도대체 어떻게 시작이 된 거예요? 어떻게 촉발이 된 겁니까? 

◆ 신일용> 사실은 역사적 뿌리는 깊은데 직접적인 방아쇠는 이제 7월 23일 지뢰 밟은 사건으로 시작됐죠. 프레아 비헤아르라는 지역에서 태국 군인이 지뢰를 밟아서 상사 1명이 다리를 잃고 그다음 날부터 적극적으로 교전이 확대됐으니까 그 사건이 이제 직접적인 방아쇠인데 사실은 그 뿌리는 수백 년, 적어도 수백 년 거슬러 올라가야 됩니다. 

◇ 김현정> 100년도 아니고 수백 년. 

◆ 신일용> 예. 

◇ 김현정> 더 거슬러 올라가면 수천 년? 

◆ 신일용> 그건 좀 심하고 수백 년은 거슬러 올라가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는 사실은 캄보디아, 지도 한번 보여주세요.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베트남 다 거기 붙어 있고 우리가 동남아 여행 간다 한다면 거기서 어딘가로 가잖아요. 이래서 그 나라들이 다 서로서로 친하게 잘 사는 줄 알았지 이렇게 오랫동안 갈등 중인 건 몰랐어요, 솔직히. 

◆ 신일용>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요. 모르는 분들이 보면 이게 갑자기 전쟁이 시작됐다가 갑자기 끝나고 이렇게 보이지만 사실은 국경 분쟁은 범 동남아적인 현상입니다. 꼭 태국과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태국과 미얀마 그다음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그다음에 잘 아는 중국, 남중국해의 여러 가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상존해 있고요. 이건 이번 경우에 특이하게 좀 세게 나타난 것뿐이죠. 

◇ 김현정> 이번 교전은 지뢰를 밟으면서 시작됐지만 사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태국과 캄보디아는 정말 오랫동안 갈등했다. 

◆ 신일용> 맞습니다. 

◇ 김현정> 그 갈등의 중심에 조금 전 말씀하신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제 발음이 맞아요? 

◆ 신일용> 맞습니다. 

◇ 김현정>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이라는 게 있다. 제가 이렇게 들었어요. 일단 사진 보시겠습니다, 여러분.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이라는 사진 유튜브 레인보우로. 굉장히 좀 신비롭고요. 저게 저 산 위에 있다면서요? 산꼭대기에.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을 만큼 신비롭고 문화적인 가치도 높은 저 사원, 저 사원이 왜 태국과 캄보디아 싸움의 방아쇠가 된 겁니까? 

◆ 신일용> 저도 안 가봤지만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돼 있고요. 프레아 비헤아르 주 안에 있는 사원입니다. 근데 이제 좀 거슬라서 설명을 하자면 크메르 시대부터 시작해요. 

◇ 김현정> 크메르 왕국 들어봤어요. 

◆ 신일용> 크메르 왕국이 이제 12세기 정도의 전성기였거든요. 그때 크메르 왕국의 영토는 지금 국경으로 볼 때 태국과 라오스, 캄보디아를 다 아우르는 그런 지역이었죠. 그러니까 지금 태국의 땅은 당시에 크메르 제국의 땅이었죠. 

◇ 김현정> 근데 그 크메르 제국, 크메르 왕국은 지금 캄보디아의 조상들, 전신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 신일용> 그러니까 캄보디아인들은 태국도 원래 자기 땅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고 근데 반면에 이제 크메르가 약해지면서 태국이 이제 아유타야라는 왕조로 독립을 하거든요. 그러면서 그 이후에 시암 왕국 때 어디까지 사실은 프레아 비헤아르뿐만 아니라 더 깊숙이, 우리가 자주 가는 앙코르와트 있잖아요. 거기가 시엠립 지역이 아닙니까? 시엠립 지역까지 다 태국 땅이었어요. 시암의 땅이었어요. 

◇ 김현정> 캄보디아의 조상인 크메르 제국이 이만큼 다 먹고 있던 걸 나중엔 또 태국의 조상인 시암 왕국이 이만큼을 또 가져가는. 

◆ 신일용> 예, 그러니까 서로 다 할 말이 있는 거죠, 자기네들이. 근데 프레아 비헤아르라는 거는 어떻게 촉발이 되냐면 그러다가 시암 아 왕국이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에서 독립국으로 지냈잖아요. 그럴 때 이제 시암 왕국이 어떤 고육책을 썼냐면은 당시에 이제 쫄라롱콘 대왕 시절인데 이 양반이 좋게 말하면 굉장히 유연성 있고 실용적인 정책을 편 게 열강들이, 영국과 프랑스가 옥죄어 올 때 땅을 많이 떼줬어요. 

◇ 김현정> 프랑스가 막 베트남도 들어오고 막 이럴 때 땅을 떼주면서 우리는 쳐들어오지 마세요. 우리는 식민지 삼지 마세요. 

◆ 신일용> 우리 몸통만은 보존하겠다. 팔다리를 떼 가라. 

◇ 김현정> 기억나요. 

◆ 신일용> 그런 식의 정책을 펼 때 그때 이제 그 프랑스에서 국경을 그리면서 당렉산맥이라고 있어요. 캄보디아와 태국 사이에 당렉산맥의 분수령, 그러니까 제일 능선 같은 거죠. 그걸 경계로 하기로 했는데 조약에 그렇게 했어요, 1907년에. 조약에 그렇게 쓰여 있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거기에 따라서 이 지도를 만들면서 지도를 잘못 만들었어요. 

◇ 김현정> 어떻게요? 

◆ 신일용> 그러니까 그 분수령보다 태국이 더 손해 보게 만드는 거죠. 

◇ 김현정> 잠깐만요. 지금 그러니까 시암 왕국이 이만큼을 다 가지고 있다가 프랑스한테 뚝 떼 준, 그 뚝 떼 준 곳이 지금의 캄보디아 땅인 거잖아요. 

◆ 신일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나중에 독립을 했으니까, 프랑스 물러나고. 그럼 이제 뚝 떼준 걸 받아든 프랑스가 국경을 그리는데 이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그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자기네 땅 쪽으로 그렸군요. 

◆ 신일용> 조약에 의하면 태국 땅인데 지도를 그릴 때 캄보디아 쪽이 되게 한 거죠. 

◇ 김현정> 그러면은 태국이, 즉 시암 왕국이 바로 항의를 했어야 되는데 몰랐어요? 

◆ 신일용> 그렇습니다. 그게 이제 문제가 된 거죠. 그러니까 어느 나라든 자기 이익을 갖다가 얘기를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남의 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고 있다가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고 프랑스가 이제 물러났잖아요. 열강들이 식민지에서 물러날 때 물러나면서 캄보디아라는 나라가 이제 독립국으로 생기게 됐는데 그때부터 캄보디아는 프랑스가 그려준 그거대로 우리는 우리 거야, 이 사원은 우리 거야라고 주장을 하고 태국은 아니야, 프랑스가 잘못 그렸어. 이거 우리 거야. 그때부터 싸웠군요. 

◆ 신일용> 태국은 훨씬 힘이 세죠. 캄보디아보다 국력이라든지 군사력이 모두 센데 그러니까 이제 캄보디아는 어디에 의지하냐 하면 국제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국제사법재판소에 징징 울어서 두 번이나 캄보디아 땅이라는 판결을 받았어요. 

◇ 김현정> 그럼 ICJ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거는 프랑스가 그린 대로 캄보디아 게 맞아. 이렇게 해 줬어요? 

◆ 신일용> 왜냐하면 프랑스가 그린 이후에 태국이 항의를 안 했으니까, 몇십 년 동안. 

◇ 김현정> 너희들이 급했으면 너희들이 항의해야지. 아무 말도 안 했잖아. 이렇게 된 거예요? 

◆ 신일용> 그러니까 거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쪽이 임자다. 이렇게 된 거니까. 

◇ 김현정> 그러면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캄보디아 쪽 손을 들어줬으면 태국은 할 말 없는 거 아니에요? 

◆ 신일용> 할 말이 없어야 되는데 아까 말했듯이 양쪽 정권이 다 취약하다 보니까 양쪽 다 정통성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정통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항상 이 국경 분쟁을 이용하는 겁니다. 

◇ 김현정> 내부 결속을 위해서 건드리는군요. 

◆ 신일용> 그렇습니다. 정치에서 제일 하기 쉬운 게 공동의 적을 만드는 게 가장 정치하기 쉬운 거 아니겠어요? 

◇ 김현정> 공통의 적을 만든다. 이거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하긴 많이 듣던 얘기예요. 

◆ 신일용>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요. 

◇ 김현정> 그러다가 이 지뢰 사건 있기 한 달 전쯤에 무슨 녹취가 하나 풀렸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그건 또 무슨 사건이에요? 

◆ 신일용> 이게 이제 뭐냐 하면 거슬러 올라가면 그 전 달 5월에 약간의 국제적인 교전이 있어서 캄보디아 군인이 1명 죽었어요. 

◇ 김현정> 이 지역에서 또 교전이 있었어요? 

◆ 신일용> 예, 이 지역은 아니고 국경 지역에서. 국경 지역이 한 500마일 정도 되니까 우리 155마일이잖아요. DMZ가. 

◇ 김현정> 그렇죠,

◆ 신일용> 그러니까 훨씬 크죠. 

◇ 김현정> 기네요. 

◆ 신일용> 그리고 이제 긴장이 올라가니까 그 당시에 총리였던 패통탄 친나왓. 

◇ 김현정> 이름이 좀 어려워요, 여러분. 태국의 총리는 통탄인데 이 사람은 탁신 총리의 딸입니다, 딸. 

◆ 신일용> 그 패밀리 네임이 친나왓이니까 탁신 친나왓의 딸이죠. 이분이 한 30대, 30대 후반에 이제 총리가 된 사람인데 그러니까 상당히 되는 과정도 어부지리가 겹치고 아버지 호황이 겹치고 해서 총리가 됐죠. 훈센한테. 

◇ 김현정> 캄보디아 총리, 훈센. 

◆ 신일용> 캄보디아 총리가 아니고 지금 총리는 훈센의 아들인 훈센 마넷.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것도 참 우리로서는, 그러니까 지금 태국은 탁신 전 총리의 딸이 총리하고 있고. 

◆ 신일용> 세습되어 있고. 

◇ 김현정> 캄보디아는 훈센 전 총리의 아들이 하고 있고. 

◆ 신일용> 아들 훈센 마넷이 되어 있고. 

◇ 김현정> 훈센은 지금 상원 의장하고 있죠? 

◆ 신일용> 상원 의장을 하고 실권은 쥐고 있고. 실권자한테 전화를 한 거죠. 

◇ 김현정> 잠깐만, 탁신 딸이. 

◆ 신일용> 페통탄 총리가. 

◇ 김현정> 훈센 상원 의장한테 전화했어요. 

◆ 신일용> 상원 의장한테 전화를 해서 한 게 이제 아저씨, 이거 지금 국경 기 긴장된 건 내 뜻이 아니고 우리의 반대편에 있는 그 군부, 2군 사령관을 약간 욕을 하면서 얘기를 한 게 이제 유출이 된 거죠. 

◇ 김현정> 아저씨라고 하면 이게 비하라고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그 말이 아니라 지금 친근감의 표현인 거죠? 

◆ 신일용> 친근감과 존칭이고요. 이 탁신 집안과 훈센 집안의 관계를 알아야 되는데요. 탁센 집안과 훈센 집안은, 훈센이 탁신이 정치적으로 쫓겨났을 때 뇌물 문제, 부패 문제로 해서 쫓겨났을 때 돌봐줬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이거 또 이것도 알아야 되잖아요. 태국이 탁신계와 반탁신계가 늘 이쪽이 가졌다 저쪽이 가졌다 이쪽이 가졌다 저쪽이 갔다 이런 나라잖아요. 

◆ 신일용> 굉장히 중요한 얘기인데 그걸 이제 양쪽 관계를 먼저 설명드리고 설명드릴게요. 훈센과 탁신이 왜 이렇게 친할 수가 있었냐 하면 기화가 된 거는 아무도 지금 얘기를 안 하던데 둘 다 중국계거든요. 할아버지가, 탁신 할아버지 때 그다음에 훈센은 고조 할아버지네가 이제 그때 19세기 말에 이제 들어온 집안인데 고향이 같아요. 광둥성의 펑슌이라는 지방인데. 

◇ 김현정> 심지어 고향도 같아요? 

◆ 신일용> 펑슌이라는 지방이 뭐냐 하면 하카라는 방언 집단의 거주지입니다. 그러니까 중국에서 동남아 넘어온 사람들을 따질 때 사투리 집단이 굉장히 중요해요. 왜냐하면 사투리끼리만 말이 통했기 때문에 서로 사투리 집단끼리 협조했어요. 그 훈센과 탁신은 같은 펑션에서 온 하카 계열이에요. 

◇ 김현정> 말이 통해요? 

◆ 신일용> 예, 말이 통하고 그래서 이제 서로 그런 게 기화가 돼서 물론 이제 정치적인 이해관계도 있었겠죠. 그러면서 친해진 거고 탁신, 조금 전에 말씀하신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하셨는데 탁신이라는 사람은 원래 재벌 출신이 정치가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신일용> 재벌 정치가가 되면서 어디를 자기 정치 기반으로 삼았냐면은 농민 집단 그다음에 도시의 빈민층을 그러니까 재벌과 빈민층이 결합한 아주 기이한 동거가 시작된 겁니다. 근데 여기에 반대편에 뭐가 있냐면 중산층은 어디를 지시하면 군부와 왕가를 지원해요. 태국은 군부와 왕가가 결탁돼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신일용> 왕가는 군부에 권위를 제공하고 군부는 왕가에 무력을 제공하고 이런 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하죠. 

◇ 김현정> 그런데 탁신 총리가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피난을 어디로 갔느냐? 캄보디아 훈센 밑으로 간 거예요? 

◆ 신일용> 그 양반 돈이 많으니까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 즐겼는데 영국의 축구장도 하나 샀었잖아요. 그때 이제 탁신도 좀 훈센이 좀 와 있기도 하고 자문으로 쓰고 월급도 좀 드리고 그렇게 한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사이가 좋은데 이번에 딸인 그 총리가, 패통탄 총리가 삼촌, 아저씨 이러면서 전화를 했는데 그걸 그럼 깐 사람은 누구예요? 

◆ 신일용> 그게 지금 훈센입니다. 

◇ 김현정> 친하게 지내는데 또 이걸 까가지고 이렇게 곤란하게 만들어요, 왜. 

◆ 신일용> 그게 사실은 굉장한 미스테리고요. 그 개인적인 어떤 일도 있었을 것 같고요. 그 사이에, 어떤 배신감을 느낄 만한 개인적인 일도 있었을 거고 아주 더 근본적으로 생각하면은 훈센이 정치적 계산을 했을 겁니다. 더 이상 탁신가가 이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봐요. 

◇ 김현정>  저는 너무 이게 흥미진진해서, 다른 나라 싸우는 이야기에 흥미진진하다고 하면 좀 미안하긴 합니다만 이 관계 참 묘하네요. 이게 똑같은 비유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독도가 분명한 우리 땅이고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거라서 똑같은 비유는 아니지만 국민적인 감정은 이 갈등은 그 양상은 좀 한일 감정하고 비슷한 거예요? 

◆ 신일용> 그럼요. 정치가들은 항상 국수주의를 이용합니다. 캄보디아와 태국도 마찬가지고요. 양쪽 다 자기 정권이 취약하거든요. 그러니까 국수주의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 두 나라의 감정은 꼭 그 사원 때문이 아니더라도 옛날부터 계속 안 좋았고 어느 쪽이 어느 쪽을 지배하고 어느 쪽이 어느 쪽을 지배하고. 

◆ 신일용> 정치권이 이게 필요하다 싶으면 그걸 이용해서 건드리는 거죠. 

◇ 김현정> 건드리는 거예요. 그렇게 이해하면 좀 판이 읽히네요. 

◆ 신일용> 그럼요. 

◇ 김현정> 지도 한 번만 더 보여주세요. 동남아 지도, 한번 다시 한번만 좀 보여주세요. 잘 보세요, 여러분. 베트남이 이렇게 오른쪽 해변을 따라서 해안을 따라서 쭉 이렇게 길게 있고 그 앞쪽으로 라오스가 한 겹 이렇게 있고 밑으로 캄보디아가 있고 위쪽 왼쪽으로 이렇게 쭉 태국이 있고 그 옆으로 미얀마가 있는, 여기가 이제 동남아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 동남아로 여행 간다 하면 이제 이번에는 태국 갈까, 베트남 다낭 갈까. 이런 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다 거기가 거기 같고 우리가 보기에는 다 비슷한 외모 가진 분들이고 이런 느낌이었는데 사실은 역사적으로 보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고 민족도 다르고. 

◆ 신일용> 서양 사람들이 중국, 일본, 한국 사람 구별 못 하는데 동남아 사람들 다 달라요

◇ 김현정> 다 다르죠. 

◆ 신일용> 역사도 다르고 다 자기 정체성도 다르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죠. 우리가 그동안 너무 이 부분을 몰랐구나 좀 반성하게 되는데 그러니까 저 저 육지에서, 다시 한번만 보여주세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캄보디아의 조상인 크메르족들이 이 전체 큰 거를 다 가질 때가 있었고 반대로 태국의 조상인 시암 왕국이 저 캄보디아 밑에까지 다 가실 때가 있고. 

◆ 신일용> 시엠립이라고 쓰여 있는 데까지 다 자기 거라고 생각했죠. 

◇ 김현정> 시엠립지 다 가질 때가 있었고. 그러니까 앙코르와트도 우리 거야. 막 이런 얘기를 지금 태국이 막 주장하는 거예요. 

◆ 신일용> 쫄라롱콘 대왕이 이런 적이 있어요. 앙코르 그때 한참 인기 있을 때 야, 거기 불상 하나 떼어서 방콕에다가 하나 두자, 로터리에. 이런 적도 있어요. 

◇ 김현정> 옛날 우리 거니까. 

◆ 신일용> 예, 자기 거라고 생각한 거죠. 옛날이 아니라 그때. 

◇ 김현정> 지금도. 

◆ 신일용> 아니, 쫄라롱콘 때. 

◇ 김현정> 쫄라롱콘 때. 여러분,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긴 역사를 두고 우리가 이들한테 속했다가 독립했다가 또 우리가 지배했다가 막 이게 얽혀있다 보니까 그 안에서 감정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정권이 취약할 때마다 내부 결속이 필요할 때마다 살살 그걸 건드린다는 거군요. 

◆ 신일용> 바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작가님이 보시기에는 이번에도 그걸 건드린 거라고 보세요? 

◆ 신일용> 그럼요. 이번에 그거 아주 전형적으로 건드린 사태고요. 아까 처음에 모두에 얘기했지만 동남아 전역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식민지가 끝나면서 우리가 디마케이션(demarcation)이라고 하죠. 함부로 국경선을 긋는 걸 갖다가 막 그어놓고 물러났거든요. 거기서 생기는 사건들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 것 중에 하나인 건데 우리가 지금 전화 얘기하다가 왔거든요. 그러니까 태국의 탁신계하고, 탁신 가문하고 캄보디아의 훈센 가문하고는 같은 고향이기 때문에, 어떻게 또 중국에서 이렇게 또 다 해 먹어요, 양쪽을. 

◆ 신일용> 옛날에는 중국 인민들이 경제계를 갖다가 지배했었죠. 근데 요새 슬슬 정치계로 진출하고 있죠. 그게 최근에 중국 이주민들, 화교들의 현상입니다. 근데 이 사람들이 중국이라는 정체성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 하면 완전히 중국이라고 생각을 하고 동남아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중국에서 온 성씨들이 많잖아요. 

◇ 김현정> 옛날에. 

◆ 신일용> 그렇지만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신일용> 그 과도기에 있는 것 같아. 

◇ 김현정> 저쪽은. 어쨌든 같은 고향 출신이라서 이렇게 잘 지냈다는 얘기인데. 

◆ 신일용> 그게 기회가 돼서 아저씨, 조카 하면서 지냈죠. 

◇ 김현정> 삼촌, 조카 하면서 이렇게 지냈다는 건데 국민들 감정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오랜 역사를 통해서 이렇게 썩 좋지는 않은 상황. 근데 좋을 때는 또 이렇게 양 정상들끼리 잘 지내는 게 좋았다가 이렇게 안 좋을 때는 아니 왜 전화해서 삼촌이라고 그러고. 이렇게 되는 거예요? 

◆ 신일용> 패통탄 총리가 지금 이제 아직은 정직돼 있는 상태예요, 서스펜드된 상태거든요. 곧 아마 쫓겨날 것 같지만 정치 생명 끝났다고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면.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도 왜 한일 간 분위기 좋을 때는 되게 좋잖아요. 되게 좋다가 또 안 좋아지면은 왜 또. 이렇게 되는 거랑 약간 비슷해요? 

◆ 신일용> 거기서 어떤 정치가가 몰래 일본 총리하고 통화해서 그거 우리 해군이 독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건 내 뜻이 아니에요. 걔네들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 그러면 정치 끝나는 거죠. 

◇ 김현정> 끝나는 지금 그런 분위기인 거예요? 

◆ 신일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그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그런 게 진행이 되고 있는 속에서 이번에 또 지뢰 사고까지 터지면서. 

◆ 신일용> 지뢰는 하나의 그냥 방아쇠인 거죠. 

◇ 김현정> 방아쇠가 되면서 국지전이 이렇게 커진 거예요. 

◆ 신일용> 그런데 국지전이 커졌는데 이제 그만 해도 정치적 목적은 달성했다. 양쪽이 생각하니까 트럼프도 끼고 안와르 이브라힘 끼고 하니까 잘 됐다 그러고. 

◇ 김현정> 휴전이 그냥 금방 돼 버린 거군요. 

◆ 신일용> 근데 이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신일용> 당분간은 안 할 겁니다. 왜냐하면 서로 합의한 게 양 총리가 다 왔거든요. 그러니까 이쪽 태국은 임시 총리죠. 그다음에 그 캄보디아는 훈 마넷이라는 정식 총리가 와서 그렇게 얘기한 거기 때문에 당분간은 유지되지만 이 본질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정권이 또 문제가 생기면. 

◆ 신일용> 근데 그렇다고 해서 저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 그 정도 느낌은 전혀 아니죠? 

◆ 신일용> 동남아는 쿠데타가 수시로 일어나잖아요. 그리고 쿠데타 주역들이 다 멀쩡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신일용> 그런 지역이에요. 전쟁을 죽기 살기로 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전쟁을 중동처럼 죽기 살기로 하는. 

◆ 신일용> 우리나라가 생각하는 전쟁, 우리가 남북한이 전쟁하면 큰일이죠. 

◇ 김현정> 큰일이죠. 

◆ 신일용> 근데 여기도 물론 큰일이지만 그렇게 죽기 살기로 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거 이해됐고. 마지막 궁금증 하나만 풀고 그러면. 훈센 가문하고 탁신 가문이 이렇게 잘 지내다가 이번에도 통화를 비밀리에 했을 텐데 이거를 누가 공개했느냐. 보니까 지금 훈센 쪽에서 공개한 걸로 나온단 말이에요. 왜 갑자기 이걸 깠느냐, 왜 공개했느냐. 

◆ 신일용> 그 부분은 사실은 블랙박스예요. 미스터리라고 봐야 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추측은 할 수 있는데 카지노 설도 나오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근본적으로는 훈센도 정치적 계산을 했을 겁니다. 탁신가가 더 이상 자기한테 이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여러 가지 이유로. 

◇ 김현정> 인기가 없나요? 탁신가가 지금? 

◆ 신일용> 이제 탁신 가문은 이제 탁신 아버지, 탁신 친나왓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49년생이니까. 그다음에 패통탄은 어쩌다가 총리가 되긴 했지만 오래 갈 것 같지 않고. 

◇ 김현정> 오래 갈 것 같지 않고. 이만하면 됐다. 

◆ 신일용> 여러 가지 생각을 할 때 이 정도면 이용 가치가 없다고 결국은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알겠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 태국이 훨씬 잘 살죠? 경제적으로는. 

◆ 신일용> 그럼요. 태국은 1인당 GDP가 7,000불 하는 나라고요. 캄보디아는 1,000~2,000불 하는 나라고. 

◇ 김현정> 1,000~2,000불 하는 나라고, 이런 상황. 동남아 역사 이야기가 참 우리가 그동안 큰 관심을 안 가져서 그렇지 굉장히 또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네요. 

◆ 신일용> 그럼요. 제가 항상 어딜 가든지 얘기하는 게 동남아는 우리가 알아야 될 수준과 알고 있는 수준의 차이가 가장 큰 지역이라고 얘기를 하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신일용> 우리가 알아야 될 수준보다 너무 모른다. 

◇ 김현정> 너무 모른다. 

◆ 신일용> 왜냐하면 동남아는 우리한테 꽤 중요한 지역이거든요. 여러 경제적 파트너 정치 파트너로서. 

◇ 김현정> 맞아요. 중요한 지역인데. 

◆ 신일용> 우리를 워낙 사랑해 주고 한류 때문에. 

◇ 김현정> 저도 여름 휴가 생각하면서 이제 어디를 좀 가면 좋을까. 막 이렇게 보다 보니까. 

◆ 신일용> 한국말 하는 사람들 많아요. 많이 만날 거예요. 

◇ 김현정> 알고리즘에 다낭이 떴어요. 베트남 다낭. 근데 경기도 다낭시라고 그러더라고요. 너무 한국말 잘하는 분들도 많고 어디 가나 한국판 메뉴판도 많고 한국 사람한테 너무 친절하게 하고. 

◆ 신일용> 이제 문화라는 게 일방적으로 흐를 수 없으니까 우리도 그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워야죠. 

◇ 김현정> 그럼요. 알겠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라는 책의 저자십니다. 신일용 작가님과 함께 오늘 캄보디아와 태국 이야기 아주 재미있는 역사 또 거기 싸우는데 재밌다고 자꾸 그러면은, 휴전했으니까. 태국과 캄보디아의 역사 이야기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작가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