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10/31(월) "'밀어 밀어' 외친 이태원 행렬 처벌? 미필적 고의일텐데..."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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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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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대담 :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정찬승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 박재홍> 지난 주말 154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압사사고. 전 국민이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사고의 원인과 대책 향후 예방책까지 각 분야 전문가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리고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이시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세요. 정찬승 위원님. 인사 나눠주시고. 먼저 정창삼 교수님께 질문을 드리면 해밀턴호텔 옆으로 난 좁은 골목 앞과 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인파가 이동하면서 피해가 커졌다라는 분석인데 경사와 미끄럼이 이번 사고를 더 크게 했다는 지적 나오고 있습니다. 교수님 전반적으로 이 사고의 총평을 해 주시면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 정창삼> 먼저 지형적인 특징을 우리가 봐야 하는데, 이런 골목길 폭이 3. 2m고 길이가 40m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골목길의 앞뒤 그리고 위쪽이죠. 위쪽에 세계음식거리가 있는데요. 여기에도 엄청나게 많은 인파들이 수직으로 이동하게 되고요. 그다음에 밑에 있는 지하철에서 올라오는 이태원로에 있는 그 길에도 인파가 가득 찬 거죠.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골목길에 들어가계신 분들이 밖으로. . . 양쪽에 갇혀 있으니까 나오지는 못하는데, 계속유입만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보면, 이 정도 공간이면 우리가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한 800분, 700분 정도 들어가는 게 맥시멈이고 800분 정도 들어가면 그때부터 압사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 저희들이 CCTV를 보면 한 5. 5평에서 한 140분 정도의. . .

◇ 박재홍> 사망자가 발생했죠.

◆ 정창삼> 이걸 미뤄 추정큰대 2000명 이상 정도 몰려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게 구조적으로 쉽게 얘기하면 공간적으로 너무 좁은 지역에 많은 분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이런 퇴로가 없는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이런 참사가 일어났고. 그리고 이런 압사의 특징은 한 번 일어나면 대규모로 일어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동시에 반영됐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퇴로가 없었다. 그러니까 앞에서 밀고 뒤에서도 밀었기 때문에 나갈 수 없는. 유입만 계속되고 있었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 지금 13만 명이 다녀갔는데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행사여서 어떤 매뉴얼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죠. 그래서 이게 안전의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인데 주최자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안전 관리의 주체가 누가 되는 겁니까?

◆ 정창삼> 현재 법적으로는 관리 주체가 없는 상황이죠.

◇ 박재홍> 없다?

◆ 정창삼>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일반적으로 지자체에서 보면 매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들. 예를 들어서 보면 단풍놀이를 하는 현상, 아니면 크리스마스 때 이렇게 집중되는 현상 이런 것들이 있으면 지자체에서 공무원들이 일반적으로 조금 관리를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우리가 문제점이 뭐냐하면 우리가 코로나로 인해서 2년 동안 이런 모임이 없었던 거죠. 그러면 이제 공무원분들은 일반적으로 예전에 했던 행사들을 보면서 대비를 하거든요.

◇ 박재홍> 준해서 대비를.

◆ 정창삼> 준해서 이런 노하우들을 전수받고 어떻게 해야 겠다는 것을 이렇게 해 나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2년 동안 이런 행사가 없다 보니까 예를 들어서 10만 명이 모일 거라고 하지만 그런 행사를 공무원분들이 또 순환 보직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10만 명이 모인다라는 걸 어떻게 이렇게 상상해내기가 어려운 거죠. 그래서 이런 것들을 갖다 이런 우리가 코로나로 인해서 이런 문제점들을 가지지 않았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게 10만 명이 모일 것을 예상했고 경찰이 올해는 137명이 투입된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 경찰 투입 인원과 참사의 인과관계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정창삼> 그렇습니다. 이게 사회 재난의 특징을 우리가 생각을 해보면 사회재난 동일한 재난들이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이런 압사 사건도 보면 해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똑같은 케이스는 하나도 없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들이 보면 코로나로 인해서 전년도에 우리가 어느 정도 왔는지에 대한 짐작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책을, 우리가 재난이라는 건 아주 상상력의 영역에 해당되는데,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대비하기 상당히 어려웠던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결과론적으로 우리가 이런 항상 좀 더 이랬으면 어땠을까, 이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있지만 이것들을 갖다가 정말로 극적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 문제가 경찰이 적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어서 논란인데 교수님 말씀으로 판단한다면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다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교수님은?

◆ 정창삼> 그건 그분이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저도 문장의 앞뒤를 제가 잘 듣지 않아서 잘 모르고요. 그런 경우는 이제 개인적으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답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어떻게 판단해야 될까요. 현장 경찰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판단해야 될까요. 지금 이 결과적으로 봤을 때?

◆ 정창삼> 사실 이게 현장에 있더라도 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현장에 있었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 정창삼> 많은 인력이 있었다고 해도 쉽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대충 이런 모임이 10만 명이 예상되면 모든 시민들의 이동 동선 흐름을 만들어주는.

◇ 박재홍> 미리 만들어야죠.

◆ 정창삼> 우리가 재난관리에서 대비, 대응이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대응하기는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 박재홍> 이미 발생한 상황에서?

◆ 정창삼> 그렇죠. 그러니까 대비 단계에서 미리 동선을 만들어야 하고. 그다음 예를 들어서 이태원로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든다든가 2017년도처럼 보행통로의 절반 정도를 차도로 해서 보행통로를 만들어준다든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조금 뭐랄까. 대비 단계에서 법적인 조치가 없다 보니까 이런 것들이 있고. 사실 전년도에 계속, 2017년도에 그렇게 해 왔거든요. 계속해 왔던, 코로나 없이 계속 해왔다면 당연히 작년에 그렇게 됐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 .

◆ 한민수>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 게 최근에 여의도에서 불꽃축제가 있었지 않습니까? 인파로 따지면 더 어마어마한 인파가 가는데, 가령 예를 들어서 지하철이 그 현장을 무정차하고 더 이상 나올 수 없도록 하는 거라든지. 그다음 최근에 부산에서 BTS 공연도 수만 명이 모였는데 경찰력이 상당히 많이 투입됐더라고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벌어진 다음에는 정말 현장이 통제가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미리 예방을 하는, 예견해 가지고 예방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나. 왜냐하면 지난번 같은 경우는 위에서 올라오는 지하철에서 못 올라오게 막아놨더라고요. 그래서 한쪽으로만 통행이 가능하도록 일방통행을 한다든지, 아니면 정말 지하철 그 시간만이라도 무정차를 했다면 계속 말씀하신 대로 내려가는 사람과 올라오는 사람이 엉키지는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 이런 것들이 물론 보니까 여러 가지로 경찰하고 관할 구청이나 서울시나, 모르겠습니다, 여러 번 회의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언론보도를 보면. 그러면 물론 2년, 3년 만에 코로나라 새롭게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들이 온다고 예보가 며칠 전부터 됐었잖아요. 그러면 조금 더 이런 아까 말씀하신 대로 700명, 800명이 넘어가면 질식사 위험이 있는 곳인데 2000명, 3000명이 몰릴 때까지 방치했다는 건 조금 이건 예방을 하지 못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창삼> 그런데 지금 보면 거기서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사실 사고는 안 났지만 동일 기간에 홍익대라든가 홍대앞이라든가 이런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구간에서는 상당히 위험요소들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주최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지금 10월 계속 주말에 일어나는 한강에서 뚜벅뚜벅축제라는 게 있습니다.

◇ 박재홍> 걷기대회.

◆ 정창삼> 거기도 보면 반포대교 밑에 굉장히 넓은 보행통로가 있거든요, 경사로가 있는데. 거기도 정말로 발디딜틈 없이 흐름을 만들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상존하고 있고. 지금 문제가 뭐냐하면 모든 시민들이 요즘 보면 놀이문화라든가 이런 것들이 패턴이 동조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핫플레이스는 다같이 가야 되고 똑같은 시간에 가야 하고.

◇ 박재홍> 젊은이들이.

◆ 정창삼> 젊은이들이 동조화 현상이 있거든요. 사실 10만 명이 이태원로에 전체적으로 골고루 분포가 되면 큰 문제가 없거든요. 그런데 해밀턴호텔을 중심으로 해서 3개의 골목 정도가 가장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골목이고 핼러윈에 거기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 공간적인 협소함의 문제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들이 이런 것들을 좀 뭐라 그러나. 다양하게 공간을 풀어줄 수 있는 그런 것들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민수> 더 아쉬운 게 예견된 장소가 있었는데 조금 더 분산될 수 있도록 정말 행정력으로 유도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 박재홍> 이번 압사 사고로 인해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상태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신 정찬승 교수님. 교수님 처음 사고 접하시고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 정찬승> 우리가 최근 10여 년 동안 많은 재난 또 트라우마적인 사건들, 국가적인 사건들을 많이 접해 왔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억하고 또 이제 유념해야 될 것은 세월호 사고가 있었고. 그다음 메르스 그리고 또 포항 지진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 감염병 재난까지 닥쳤습니다. 그 재난들을 통과하면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등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학회에서는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그런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자정 무렵에 그 뉴스 접하면서 아, 이제 곧 트라우마 반응들이 시작되겠구나 생각을 했었고 새벽부터 정신건강전문가들, 저희 학회 또 임원들이 모인 회의방에서 여기에 대해서 성명서 준비하고 또 성명서에 국민들이 좀 유념해야 될 가이드라인, 어떠한 트라우마 반응이 예상되고 이 트라우마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우리가 트라우마를 악화시키지 않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가이드라인을 준비해서 즉각 배포를 했습니다. 사실 이런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을 트라우마라고 하고 또 집단 공동체가 감당하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을 재난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개인 개인은 모두 이런 재난을 통해서 큰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전문가든 또 국가든 또 주변 이웃들, 그 사람들의 가까운 지인들은 그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신속하게 내밀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종혁> 트라우마의 강도는 어떻게 되나요? 사실 지금 이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젊은 자식, 그 또래의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서로들 얘기하면서 정말 한숨 내쉬고 이러거든요. 그런데 또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현장에서 예를 들면 그런 압사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거나 무슨 이렇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을 목격한 그런 사람들이 또 갖게 되는 충격이나 트라우마는 더 클 것 같은데. 그런 건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정찬승> 이런 트라우마의 충격이나 어떤 성격에 대해서 볼 때 이 재난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어서 자연재난 같은 경우에 사람들이 절망하고 또 마음의 고통을 겪지만 분노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재난이 발생한 경우에 사람들이 ‘막을 수 있었다’, ‘도대체 뭐가 원인일까’ 하는 그런 분노와 원망의 마음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 원망의 마음, 분노의 마음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의 마음이 더 크게 고통을 겪습니다. 그래서 이게 감당할 수 없는 분노를 어딘가 쏟아붓고 싶어하고 누가 잘못했는지 그 영상을 계속 보면서 누가 밀었는지,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를 계속 찾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조차 어떤 트라우마 반응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 박재홍> 현장에 계셨던 분들 중에 또 생존자들 주위에 있는 분들이 이제 다치거나 죽어가는 걸 보신 분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의 경우는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요. 그분들은 정말로 평생 잊지 못할 그런 아픔을 갖게 되실 것 같은데.

◆ 정찬승> 맞습니다. 트라우마를 정의할 때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위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건을 트라우마라고 하는데. 그것은 그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한 사람에게도 해당이 됩니다. 교통사고를 예를 들어보면 교통사고를 직접 차 안에서 또는 차 밖에서 당한 사람도 큰 트라우마를 겪지만 그 사고의 장면을 그 앞에서 목격한 사람도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데 이태원 그 참사가 일어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분들은 그 압도적인 집단의, 정말 너무나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대단히 심한 공포반응을 느끼고 있고. 지금 통합심리지원단,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이 출범을 해서 상담전화를 받고 있는데 거기에서도 그런 생존자 또 유가족 또 생존자의 가족들, 지인들의 전화도 걸려오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 그리고 그 현장에 있었고 좀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가까운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 박재홍> 전화가 지금 굉장히 많이 걸려오고 있나요?

◆ 정찬승> 네, 전화가 굉장히 많이 걸려오고 있고 국가트라우마센터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이 굉장히 발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박재홍> 외국인 사망자 중에 그 부모님이 수억 번 찔린 것 같다라는 아픔을 말씀해 주셨는데. 그게 바로 보통 일반적인 부모님들의 마음이시고 정말 큰 치료가 필요하고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정찬승> 맞습니다. 아까 말씀해 주신 트라우마의 강도가 어떤가, 트라우마의 심각도가 어떤가 했을 때 가장 고통스러워할 수 있는 사람들은 물론 현장에서 크게 다치고 겨우 살아돌아온 직접 생존자들이겠죠. 그런데 우리가 꼭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부모,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 유가족, 지인들의 고통을 정말 깊이 헤아려야 됩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분들은 심한 정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상실감을 겪고 또 애도의 과정을 겪고 있는데 그분들을 우리가 위로해 주고 또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종혁> 그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일부 인터넷에서는 뭐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마는 심지어는 방송 어떤 언론사 쪽에서도 그런 적이 있는데 사고 현장에 대한 그런 사진 같은 것들이 마구 영상, 사고 사진들이 많이 유포됐거든요. 그런 거 보면 실신한 분들 혹은 생사를 알 수 없는 분들 쭉 누워 있는 모습들 같은 것들. 보기만 해도 정말 너무 충격적인 그런 영상들이나 사진들이 많이 유포됐는데. 그런 것들을 보는 사람들도 트라우마를 갖게 되는 거죠?

◆ 정찬승> 굉장히 좋은 질문이십니다. 왜냐하면 전에는 트라우마를 그렇게 영상매체나 이런 걸로 봤을 때 그렇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받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었는데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그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영상 자체가 너무 생생하고 현장에 있는 것보다 때로는 더 잔혹한 장면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걸 봤을 때, 사람들이 안 볼 것 같은데 너무 끔찍해서 안 볼 것 같은데 또 계속 보게 되는 게 인간의 심리거든요. 그 심리가 어떤 심리인지를 알면 자기가 자기 정신건강에 해가 되는 미디어를 계속 반복해서 소비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 끔찍한 재난현장의 장면을 자꾸 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는 그런 감당할 수 없는 재난. 재난의 충격을 자신이 그걸 지적으로 접하면서 그걸 통제하고 싶은 그런 욕구입니다. 그래서 미디어를 통해서 보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는 그런 심리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런 통제심리라는 걸 알고 그 미디어 자체를 계속 보는 게 그 사람에게 아까 말씀하신 대로 또다른 트라우마, 2차성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고통이 심한 분 또는 미디어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는 분들은 그런 미디어 사용 시간을 스스로 제한하고 특히 아이들이 그런 뉴스를 탐닉할 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거든요. 아이들에게도 잘 교육하고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고. 오히려 어른이 정규적인 방송, 공신력 있는 방송을 같이 보면서 그런 미디어가 참사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지, 비난하고 혐오하지 말고 공감하고 위로해야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박재홍>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줘라. 다시 또 안전 얘기로 가면 이 좁은 통로로 가는 물의 양을 줄여서 유속 자체를 늦출 수 있는 것처럼 경찰이 골목 통제를 통해서 막을 수 있었던 게 아니냐 이런 문제제기 나오고 있고 지난 29일 일본 도쿄 시부야구 일대에 관련행사가, 핼러윈행사가 있었다고 하죠. 그런데 보면 경찰 다수가 폴리스라인을 치면서 이렇게 행인들을 통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거든요. 교수님,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창삼> 일본의 우리가 DJ폴리스라고 해서 그게 2001년도에 효고현에서 불꽃놀이를 보다가 사람들이 보도교에서 압사사고가 납니다. 그래서 10명 정도 압사가.

◇ 박재홍> 2001년에 11명이 일본에서.

◆ 정창삼> 10명 정도가 사고가 났는데요. 그 이후에 그런 문제점을 일본도 인식하고 법을 만듭니다. 그런데 그게 법이 바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4년 뒤 2005년도에 지방조례로.

◇ 박재홍> 4년이 걸렸다.

◆ 정창삼> 4년이 걸립니다.

◆ 김종혁> 법이 아니고 조례에요?

◆ 정창삼> 조례로 갑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이게 재난은 현장에서 일어나는데 중앙의 전문가가 뭔가 법을 만드는 것보다는 조례로 만들어야 되고요. 예를 들어서 보면 이런 행사가 우리가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처럼 우리가 다 예상되는 것도 있지만 그 외의 많은 스치는 다양한 형태의 그런 행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들을 조례를 만들어서 이런 걸 우리가 정부에서 중앙정부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 그 행정력의 손실, 책임소재 같은 것들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래서 그런 다양한 논의를 공론장에 올려놓고 어디까지 우리가 보호를 해 주고 정부의 역할은 어디고 지자체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를 우리가 공론화를 통해서, 거버넌스를 통해서 컨센서스를 만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과정을 통해야지 내가 어느 정도까지 행사에서는 시민들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겠구나. 그다음 또 어느 정도의 일정 규모에서는 내가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되겠구나라는 걸 인지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오랫동안 이런 것들을 공론화하고 이런 것들을 모든 사람들이 다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으로 만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종혁> 예를 들면 제가 만약에 어떤 자유롭게 어디 가고 있는데 경찰이 나타나서 이래라 저래라 하면 사실은 굉장히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럼 경찰 권력의 과도한 개입 아니냐. 이렇게 기분 나쁠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런 의미에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 정창삼> 그렇죠. 예를 들어어서 보면 얼마 전에 강남역이 침수됐을 때 그리고 포항에서 지하주차장에서 사고가 생겼을 때 모든 주차장이랑 모든 지하 구조물에다가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걸 법안으로 하자라고 그런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별로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위험도가 있는 곳에서 사실 자발적으로 그리고 어떤 특정지역에서 조례를 통해서 위험도가 있는 지역에서 이렇게 자발적으로 해나가는 게 중요하지 이것을 갑자기 모든 규정을 한꺼번에 딱 만들어버리면.

◇ 박재홍> 일원화하는 건 쉽지 않다.

◆ 정창삼> 그렇습니다. 밑에 있는 공무원들이나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잡음들을 우리가 설익은 규정을 만드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 박재홍> 대통령이 오늘 주최 측이 없는 집단행사에 대해서도 안전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을 했지 않습니까? 이 언급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것도 대통령이 말을 했기 때문에 이것도 공무원들 입장에서 만들어야 될 것 같기도 하고.

◆ 정창삼> 저는 굉장히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를 위에서 이렇게 공론화를 시켜주시면 전문가들이 전부 다 참여해서 적절한 해답을 찾을 때까지 만들고 이게 예를 들어서 내일까지 만들어, 금년 내에 만들어가 아니고 우리가 사회적인 합의를 이룰 때까지 천천히 만들어가면서 다시 이런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참 안전 관련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이런 걸 다시 논의해야 되고 하는 것이 또 굉장히 뭐랄까요. 사후약방문 아니냐 이런 비판 있겠습니다마는 말씀하신 대로 사회적 논의 필요해 보이고요. 지금 체중 65kg 사람 100명이 뒤에서 밀면 맨앞에 있는 사람은 15톤의 하중을 받는다 연구가 있는데. 이번 사고를 보면 경사까지 고려하면 실제 하중이 더 컸을 것이다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교수님은 분석하실 때 어느 정도 하중이었다고 예상하십니까?

◆ 정창삼> 사실 저희들이 그런 밀폐된 공간을 한 번 체험을 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저도 예전에는 우리 애가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때 이런 밀폐된 공간에 한 번 갇힌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애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온몸에 있는 모든 힘과 근육을 이용해서 애를 보호하는데요. 이게 시간이 지나면 계속 체력이 소진됩니다. 땀은 계속 흐르고요. 그다음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더 좌절하게 되고요. 그다음 또 이게 흐름이 생기기도 하고 파동처럼. 그다음 누군가 뒤에서 푸시를 하면 굉장히 고통이 가해지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여성 분들의 피해가 많았던 건 뭐냐하면 압력은 점점점 더 세지는데 체력은 점점점 더 약해지고. 약해지는 순서부터 더 피해를 입게 되는 거죠. 그리고 여성분들의 평균 신장이라든가 호흡능력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조금 떨어지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사실 가장 좋기로는 이게 빨리 이런 상황이 종료됐어야 되는데 그 피해를 입으신 분들은 그 30분이 엄청나게 고통스럽고 그런 시간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너무너무 안타깝고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혁> 골목이 언덕이었기 때문에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뒤엉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그냥 뒤에서 밀어서 엎어졌을 때 그 위에 쌓이는 것과 아니면 이렇게 올라가다가 뒤로 넘어졌을 때 그 위의 압력을 받았을 때에는 역시 뒤로 넘어진 분들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건가요?

◆ 정창삼> 사실 그걸 말씀드리기 좀 되게 마음이 아픈데요. 피해자들이 넘어질 공간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시면 넘어져서 압사가 일어났던 부분은 시점부 쪽이고요.

◇ 박재홍> 앞에.

◆ 정창삼> 그다음에 가운데 계신 분들은 압력에 의해서 선 채로 그런 피해가 났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고 청취자 분 중에 이런 질문을 주십니다. 일각에서는 밀어밀어 뒤에서 외친 분들을 처벌해야 된다라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또 앞에서 너무 밀치니까 뒤로뒤로 말도 나왔었다고 하고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렇게 처벌 얘기가 나오고 이런 상황들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 정창삼> 결국 재난이 일어나면 아까 정 교수님도 말씀하신 것처럼 분노 그런 것도 있을 수 있는데. 이게 상당히 그런 공간에서 갇혀 있다가 뒤에서 누군가 밀면 특히 제가 아까 경험을 말씀드렸지만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정말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고 밉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 애를 보호하고 싶은데 막 이렇게 하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상황이 다 다른 거죠. 그분들은 빨리 저기를 통과하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어떤 행위가 있었겠죠. 그러니까 어떤 살해 의도라든가 이런 게 아니고 미필적고의에 저는 해당된다고 보거든요. 이런 것들이 어떤 참사로 이어질지 잘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 박재홍> 그분들조차도.

◆ 정창삼>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저희가 좀 더 정부의 조사가 있어야 되겠지만 그런 상황이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이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민수> 자칫 잘못하면 개인의 책임으로 그런 사회적 참사인데 돌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주최자가 없었다고 하지만 이런 같은 행사들이 이태원역 근처에서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에 예를 들어서 지난 15, 16일에는 훨씬 관리인원이 많았을 때는 100만 명이 모였었는데 아무 사고도 없었습니다.

◇ 박재홍> 거의 마무리할 시간이 되세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정찬승 교수님께 질문 드리면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데 이번 사고로 불안감이라든지 우울감을 느끼는 분들은 국가의 도움이 있다고 하지만 다 도움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전 국민적인 스트레스가 매우 큰 상황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나 자신이라든가 주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 정찬승>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겁니다. 비난과 혐오는 트라우마를 악화시키고 공감과 위로는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디어나 또 이런 전문가들. 또 지도자들이 공감과 위로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셔야. 이번에 많은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한 가지 놀란 점이 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의 재난을 접해보면 피해자들 그리고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그걸 좀 생생하게 전해 달라고 하는 그 고통을 헤집고자 하는 그런 언론의 태도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언론인들, 기자들이 인터뷰 요청을 하면서 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공감과 위로를 전할 수 있는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SNS 매체들을 봐도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그 사고 영상을 퍼나르기보다는 그러한 것들을 자제하자는 메시지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이 재난을 후진국형 재난으로 불러서는 안 됩니다. 재난이 발생하는 것은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이 없고 재난 대응에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좀 선진적으로 잘 대응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정창삼 인덕대학교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님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죠, 정찬승 박사였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정찬승> 감사합니다.

◆ 정창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