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전이 내 삶의 전반전이었다면 50 이후의 삶, 내후반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까?”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실현하며 살아가야할까?”
“내 재능과 시간을 어디에 투자하며 살아야 하는가?”
질문이 쏟아져 나왔지만, 해답은 없었다. 현실이라는 우물에 갇혀있는 한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힘들다. 우물을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전반전을 뛰고 난 축구 선수들은 15분간 하프타임을 갖는다. 전반전에 부진하던 팀이 하프타임 후
갑자기 돌변해 종횡무진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기적적인 승리를 일궈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것을 '하프타임의 기적'이라 부르는데 이는 하프타임이 후반을 좌우하고 경기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하프타임에는 전반 경기를 분석한다. 강점은 계속 밀어붙이고 약점은 보강하는
전략을 새로 짠다. 전반전 경기에서 승리했든 패배했든 다 잊어버리고 온전히 후반 전략에 집중하는
마인드 세팅이 필요하다. 내게도 이 하프타임이 왔다. 이전의 삶을 벗어나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후반 삶을 계획하는 시간, 그것이 내가 가져야 할 하프타임이었다.
내 하프타임은 캄보디아에서 가진 갭먼스였다. 5주간의 시간, 나는 익숙한 환경과 가족 친구를
벗어나 낯선 이방의 땅에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나를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이었고
내가 모르던 세상을 이해하고 더욱 넓은 세상을 마음에 품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5주 갭먼스 하프타임을 통해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뛸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모든 전략을
세웠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마 뛰는 동안 상황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도 하고
때로 수정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프타임을 통해 얻은 결론은 앞으로의 삶이 시간을
생생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저 흘러가 버리는 시간을 버티는 게 아닌
가슴 뛰고 설렘이 가득한 모험과 도전이 있는 삶,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삶,
촛불처럼 닳아 없어짐으로 주위를 밝히는 삶이라면 죽는 순간 시인처럼
나도 멋지게 한마디 남길 수 있지 않을까?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귀천]중에서
*이미하의 <오십, 질문을 시작하다>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