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210수 삶이 아름다워야, 결과물도 아름다운 것
그대아침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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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재밌는 문장을 찾았다며 사진 하나를 보내주었다. 
건축가 이타미 준이 자신의 딸 이화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었다.
“이화야, 몸에 기름이 끼면 안 된다. 건축가는 몸에서 긴장이 빠지면 안 돼. 
아름답게 살아야 하지. 삶이 아름다워야, 결과물도 아름다운 거야.
내 몸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디자인이다.”

친구는 기름이 끼면 안 된다는 말에 집중했고 나도 그 문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친구는 나에게 아름답기 위해 무얼 했는지 물어봤다.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오늘의 난 나를 위해 아름다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일을 한다는 핑계로 한자리에
같은 자세로 앉아 시간을 오래 보냈고 집안일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보냈다.
오히려 악행을 저지른 기분이었다. 나와 달리, 친구는 자신이 이뤄낸 아름다운 행동을
자신감 있게 읊었다. 점심식사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스트레칭을 했다며 자신이 노력한
지점을 말했고, 기름 끼지 않으려 노력한 그녀에게 나는 칭찬의 말을 전했다.
친구는 이런 재밌는 글을 보면 나에게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보내준 사랑 덕에 아름답게 살고 싶어진다.

세상엔 아름다운 것들이 즐비한데도, 선한 것과는 반대되는 세상의 자극적인 것들 앞에서
나는 줄곧 아름다움을 잊은 채 살아가곤 한다. 지친 마음들은 이내 갈피를 잃는다.
그 앞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이상을 거론한다는 것은 쉬이 배부른 소리가 된다.
다만 우리는 그 안에서도 희망을 찾고 착실히 자신의 자리를 이어간다.
사랑하고 행동하고 아름다운 것을 좇는다.
왜일까, 이토록 고통스러운 세상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긍정할 수 있을까.
어쩌면 마음에 품고 손으로 거머쥐었던 아름다움이 얼마나 상냥한지 알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아름답게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우리는 연결되고 다시 한번 애쓰게 된다.
자신이 가진 아름다운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슬퍼하며 환희를 읊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빚어진 아름다움이 오랫동안 향을 잃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가닿길 바란다. 작은 파동이 큰 파도를 일으킬 순간들을 고대한다.
연결된 우리가 삶 속의 희망을 계속해서 노래하길 바란다.

*만화가 단춤의 <인생의 작은 숙련가를 위한 감정사전>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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