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424목 '행복한 일에 집중하세요' 모든 것에 완벽하지 않아도 돼요
그대아침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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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점점 밀리고 쌓여간다. 한다고 하는데 성에 안 찬다. 
당연하다.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까. 
몇 달 전 둘째를 임신하고 퇴사한 후배가 첫째를 임신하고 집에서 육아할 때 
일일 가사도우미를 부른 적이 있다며 청소 서비스를 추천했다. 
SNS 광고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에 
'나도 한 번 신청해볼까?' 하던 참이었다. 
싱크대 정리며 개수구 청소. 서랍 정리 등 온갖 집안일이 만사 귀차니즘이었다. 
나는 후배가 말한 그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한번 이용해 보기로 했다. 
휴대폰에 어플을 설치하자 시작 화면이 떴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마음에 드는 카피가 보였다. 

“행복한 일에 집중하세요.”

나는 도우미가 오는 전날부터 괜히 두근거렸다. 
가사도우미가 오는데 왜 내가 떨리지? 
평생 남한테 집안일 시켜본 적 없는 일할 팔자여. 
가사도우미가 지저분하다고 역으로 나에게 잔소리할 것 같은 생각에 
그날 새벽 꿈자리까지 사나웠다.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예약한 날이 다가왔다. 
인상 좋은 친정엄마 또래의 여사님이 오셨다. 
물론 꼭 돈 때문에 내가 가사도우미 쓰기를 두려워했던 건 아니다. 
타인을 집에 들여서 다른 일도 아니고 청소를 부탁한다는 게 
어딘지 모르게 남의 옷을 입고 있는 듯 불편할 것 같았다. 
내 일을 남에게 넘길 줄도 알아야 하는데, 
모두 다 내가 해결하고 처리해야 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내 일을 맡기려면 타인을 믿는 연습도 수반돼야 한다. 
가사도우미 한번 부르는 데 이리도 많은 걸 깨닫게 되다니.

어쨌거나 앞으로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세상에는 하기 싫은 것을 대신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나는 욕실 청소로 스트레스 받는 대신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잘 해내야만 하는 것에 집중하며 거기에 에너지를 쏟기로 했다.
글도 잘 쓰고 살림도 잘하는 이유미여야만 한다고 그 누구도 정해주지 않았다. 
아마도 나 스스로 기준을 세워놨던 것뿐이리라. 쓸데없이 완벽을 추구했다. 
자, 그러니 우리 모두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이유미의 <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