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2금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프라스토르를 찾아서
그대아침
2025.05.02
조회 210
가끔 우리는 무언가로 둘러싸인 아늑한 곳에서 지극한 행복을 느끼는가 하면
때로는 완전히 반대인 경우도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선조의 방랑벽을 물려받아서인지
종종 드넓은 공간에서 커다란 기쁨을 맛본다.
광활한 환경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러시아만 한 곳도 없으리라.
서정적인 러시아어이자 다른 슬라브계 언어에서도 쓰이는 ‘프라스토르’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마주한 순간 영혼을 뒤흔드는 듯한 감각을 정확히 짚어낸다.

드넓은 평야를 향한 갈망을 담은 프라스토르는
인간이 외적 풍경을 내적 풍경과 연결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프라스토르와 밀접하게 관련된 단어로 영혼 또는 기백을 가리키는 러시아어 ‘두샤’가 있다. 끝이 없는 인간의 영혼, 즉 두샤는 프라스토르에서 자신의 외적 반영을 발견하며
내부와 외부가 조화를 이루는 순간 깊은 감동이 찾아온다.
프라스토르의 독특함은 내적 영역과 외부 환경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일치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어떤 조건이든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기에 이러한 일치감은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이를테면 훌륭한 책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프라스토르를 맛볼 수 있다. 
좁다랗고 사방이 막힌 방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는
내면의 지평선을 넓히고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준다.

프라스토르를 불러일으키는 당신만의 장소는 어디인가?
끝없이 펼쳐진 시베리아의 사막이든 신록으로 뒤덮인 북잉글랜드의 황무지든,
세상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간이 탐험하고 정복하고
고향으로 삼은 광활한 땅으로 가득하다.
사무실의 좁은 파티션 안이나 만원 지하철에 갇혀 답답할 때면
프라스토르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보자.
바다로 떠나는 여행이든 동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산책이든
당신의 두샤에 간절히 필요한 기분을 북돋워줄지도 모를 일이다.

*메건 헤이즈의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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