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6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일상의 '코모레비' 같은 순간은 언제일까?
그대아침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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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다 생각나는 사람이 가깝고 친하게 느껴진다.
만나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어떤 구절을 읽다가 얼른 달려가 그 사람 앞에 책을 들이밀며
"이것 봐요, 딱 당신 같지 않아요?"
이렇게 흥분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 나에게는 그가 '절친'이다.
어떤 장면에서 생각난 사람 때문에 사무치게 가슴이 아파오면
그제야 몹시 아끼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그러니 책을 보다 내가 생각났다는 그 사람들을 어찌 내 사람이라 여기지 않을 수 있을까.

‘코모레비-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햇빛의 조각’ 
이 말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참 아름다운 단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다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강렬한 태양 빛도 아니고,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햇살도 아닌
살랑거리는 나뭇잎들 사이로 언뜻언뜻 비추던 햇살, 찰나의 희열 같은.
일상의 '코모레비' 같은 순간은 언제일까? 기다리던 택배 상자를 열어볼 때?
아침 설거지 후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를 마친 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카페에 마주 앉았을 때? 아이들이 상을 받았을 때? 
무미건조하고 칙칙한 일상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다.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어쩌다 떠오른 사람이 있으면 전화든 문자든 신호를 보내야 마음이 연결된다.
서로의 존재에 대해 새삼 감동하거나, 가슴이 뛰거나, 생기를 되찾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일이 벌어진다.

예고 없이 받는 마음의 선물이나 다정한 안부 문자,
빼곡히 써 내려간 편지를 받을 때마다 결심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반짝이는 순간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책을 읽다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음을 전했을 때 받는 사람보다 내가 먼저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주거나 기도해 주거나 진심을 전해 주었을 때 내 삶은 환히 빛났다.
그들에게서 배운 걸 나도 따라 하려고 노력한다.

*이화정의 <아름다움 수집 일기>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