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6금 욕심을 내려놓으면 행복은 마음 문 앞에 서 있곤 하니까
그대아침
2025.06.06
조회 169
휴대폰 메모장에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썼는데 '행복에 지는 방법'이라고 적혔다.
오타 난 자리를 금세 고쳐 쓰긴 했지만
그날 종일 '~해지는'이 아니라 '~에 지는'이 머리에 맴돌았다.
어느 책에서도 '행복'이란 명사 다음에 '지다'는 동사가 오는 일은 보지 못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이 이기거나 지는 건 말이 안 되니까.
낯선 조합 앞에 운명의 계시를 받은 사람이 된 마냥 생각한다.
행복에 진다는 건뭘까. 행복에 지는 방법이란 게 있을까.

아마 행복에 진다는 건 행복에 대한 강박적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태도가 아닐까.
행복해지기 위해서 행복에 지는 상황을 만드는 것처럼. 
"무조건 행복해질 거야", "기필코 행복해져야 해”와 같은 행복 강박으로 인해 
우리는 행복에 진다. 행복이 아무리 주관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해도
생각이나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강압적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없다.

즉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무조건’과 ‘기필코’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행복에 지기보다 행복해지길 바라는 '편안'과 '무탈'을 가져다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편이 좋다. 애쓰진 않아도 된다.
우리 주위에는 예고 없이 행복의 감정이 밀려드는 순간을 늘 맞이하고 있으니.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따뜻한 물속에 몸 담그고 있을 때,
가만히 누워 음악을 들을 때처럼 일상이 안녕할 때
행복은 원치 않아도 마음 문 앞에 서 있곤 한다.
몸이 편하고 마음이 편안할 때, 행복은 비로소 내 안으로 스며든다.


*나란의 <이 미로의 끝은 행복일 거야>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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