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의 CCM CAMP

표준FM 매일 22:00-24:00 (JOY4U 동시)
히노디버 캠프초대석 EP133
CCM 캠프
2026.05.23
조회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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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10시 , CBS 'CCM 캠프' 스튜디오에 들어선 두 남녀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 세련된 감각과 자유로운 텐션을 가진 이들은 자신들을 '히노디버'라고 소개한다. 팀 이름만 들으면 히브리어나 켈트어 같은 신비로운 외국어 같지만, 사실은 ‘흰옷 입는 사람’을 발음 나는 대로 풀어 쓴 순수 우리말이다.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자녀로서 빛나는 흰옷을 입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으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성화의 과정 중에 있기에 마지막 날에나 흰옷을 입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들에게선 기존 찬양 사역자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솔직함과 유쾌함이 느껴진다.



히노디버는 2023년 싱글 '샤워(Shower)'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실 이 팀은 ‘MRNT 프레이즈(마라나타 프레이즈)’와 ‘히스 페이지’라는 두 팀이 합쳐진, 일종의 ‘인수합병’을 통해 탄생한 전략적 팀이다. 보컬 박풀입과 작사·작곡 및 디렉팅을 맡은 김준서는 단순한 음악 동료를 넘어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애를 이어온 끝에 결실을 본 부부이기도 하다.  교회 찬양팀에서 호흡을 맞췄고, 지금은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 편집 업무까지 함께하며 24시간을 공유하는 이들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는 히노디버 음악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 된다.



이들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는 기존 CCM의 문법을 과감히 파괴한다는 점에 있다. 첫 번째 라이브로 선보인 ‘좀비(Zombie)’는 제목부터 파격적이다. 카페에서 일하며 손님들에게 무관심했던 자신의 모습을 ‘살아있으나 죽은 자’인 좀비에 비유한 이 곡은, 소위 ‘거룩한 척’하는 크리스천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찌른다. 이들은 이를 ‘셀프 디스’라고 표현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장 처절한 자기 고백이자 회개의 노래다. 경쾌한 비트 속에 숨겨진 뼈 있는 가사는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 좋은 찔림을 경험하게 한다.

또 다른 곡 ‘30 60 100’에서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신앙적 해석을 보여준다. 물이 들어올 때만 노를 젓는 것이 아니라, 물이 들어오지 않는 맨땅에서도 감사의 힘으로 끊임없이 노를 젓겠다는 고백은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단순한 기복이 아닌 인내와 순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이처럼 히노디버는 일상의 언어와 현대적인 비유를 통해 복음을 가장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재번역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서사에도 공을 들인다. ‘스포일러(Spoiler)’와 ‘프리 티켓(Free Ticket)’으로 이어지는 연작은 우리가 사는 시대를 ‘시즌’으로 표현하며 부활과 종말, 그리고 복음 전파의 메시지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낸다. 모든 곡에 높은 퀄리티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댄스팀 ‘마피’나 크리에이터 ‘구민성’과 협업하는 등 문화 사역자로서 보여주는 이들의 집요한 열심은 단순히 ‘보기 좋은 영상’을 넘어선 강력한 복음의 도구가 된다.



물론 이들의 행보가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교회 안에서는 너무 ‘힙’해서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고, 일반 음악 시장에서는 너무 ‘교회 냄새’가 난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경계선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노디버는 오히려 그 경계를 허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CCM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R&B나 인디 신(scene)으로 당당히 나아가, 믿지 않는 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예수를 전하고 싶다는 이들의 포부는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신들의 색깔로 담아내기에 꾸준할 수 있다는 히노디버. “예수님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라고 소심하게 던진 고백 뒤에는,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영원한 진리를 전하고자 하는 개척자의 자부심이 서려 있다. 이들이 뿌리는 ‘프리 티켓’이 더 많은 세대의 마음 문을 두드려, 마지막 날 스튜디오 안의 모든 이가 함께 빛나는 흰옷을 입고 축제를 벌일 그날을 기대해 본다.



DJ 소감 히노디버를 만나고 나니 마치 신선한 공기를 듬뿍 마신 기분이다. CCM이라는 장르가 자칫 고정관념에 갇히기 쉬운데, 이들은 그 담장을 아주 가볍게 뛰어넘어 버린다. 특히 부부가 뿜어내는 밝은 에너지와 11년 내공이 담긴 음악적 호흡은 진행자인 나조차 방송 내내 미소 짓게 만들었다. ‘좀비’ 같은 곡에서 보여준 솔직한 자기 성찰과 ‘30 60 100 ’의 묵묵한 믿음이 이 시대 청년들에게 큰 위로와 도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이들이 갈고 닦을 ‘흰옷’의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언젠가 빌보드에서 이들의 이름을 확인하게 될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