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보고 싶다.
초여름의햇살
2026.07.04
조회 44
그 날도 오늘처럼 노을이 참 붉었어 미순아, 기억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우리는 스카이콩콩 하나를 나눠 타며 세상 가장 높은 곳까지
닿을 듯이 뛰었잖아.
네가 높이 뛰어오를 때마다 흩날리던 긴 생머리와 그 속에서 터져 나오던
해맑은 웃음소리가 아직도 내 귓가에 아른거린다.
한 번만 더 타겠다고 투정 부리던 나를 보며 넌 항상 미소 지으며 자리를 양보해
주었지.
그 작은 철제 장난감 하나에 우리들의 온 우주가 담겨 있었는데 말이야.
한 번은 학교에 보도블록을 깐다고 시멘트를 발라놓은 곳이 있는데 우리 둘이
스카이 콩콩으로 거기를 지나가다가 콩콩이 시멘트 바닥에 쑥 박혀서 우리 둘다
넘어져 옷 다 버리고 그래도 뭐가 좋은지 서로 바라만 보아도 깔깔호호 ..
이 세상은 온통 핑크빛 으로만 물든 거 같았어.
교장 선생님한테 불려가 둘 다 혼나고 교실 복도에 무릎꿇고 앉아 두 손 들고
벌섰잖아.
그래도 둘이 얼굴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왔던 해맑고 순수했던 그 날이 40년동안
내 가슴에 잔잔히 흐르고 있어.

하지만 미처 몰랐어. 네가 말도 없이 먼 곳으로 전학을 가던 날, 내 마음의 하늘도
함께 무너져 내릴 줄은..
마지막 인사조차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 그 날 이후, 내 삶은 늘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 였어.
스카이 콩콩을 타며 하늘을 향해 발을 구르던 그 순수했던 시절의 내가, 가장
소중했던 너와 함께 그 자리에 멈춰 버린 것만 같아.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가슴이 시리도록 네가 보고 싶어.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네가 생각나.
그때 널 붙잡았어야 했는데,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가슴속에 맺힌 이 그리움을 넌 알고 있을까.
미순아, 넌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니?
혹시 너도 문득 그 시절, 우리 함께 웃던 그 운동장을 떠올리곤 하니?
나 지난 가을날 그 운동장에 가봤다.
혹시 너가 거기서 날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가 해서.
하루종일 기다려도 눈에 밟히는 건 운동장에 수북히 쌓인 낙엽뿐이였어.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
만약 이 목소리가 너에게 닿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네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어.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네 이름을 소리 높여 불러보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스카이 콩콩 타고 같이 놀았던 내 단짝 미순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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