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J님, 그리고 이 밤을 함께하는 모든 분들께 마음을 담아 인사드려요.
오늘은... 아주 오래된 이름 하나를 꺼내 보려 합니다.
어릴 적 논산에서 함께 뛰놀던 제 친구, 김지석이를 찾고 싶어요.
그 시절, 논산 어느 조용한 동네에서
우린 서로의 하루가 전부였고,
서로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지던 그런 사이였어요.
지석이 아버지는 공무원이셨어요.
늘 인자한 미소로 아이들을 바라보시던 모습이
아직도 제 마음에 선명히 남아있답니다.
어머니는 더없이 다정하셨고,
여름이면 저를 불러 시원한 수박을 썰어 주셨어요.
그 수박이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요.
요즘엔 아무리 좋은 수박을 먹어도
그 시절 그 맛이 나질 않아요.
아마 그때의 순수함, 그때의 행복이
함께여서였겠죠?
지석이네 집은 그 동네에서 좀 잘 사는 편이었어요.
에어컨도 있어서, 여름방학이면 아예 거기서 살다시피 했어요.
형제가 셋인데 다들 어찌나 착하고 순수했던지...
수박씨 멀리 뱉기 놀이하다가
서로 얼굴에 수박씨 붙이고 "영구 없다!" 하며 깔깔거리던
그 시간들이...
정말 꿈처럼 아련해요.
지석이네 전축에서는 늘 라디오가 흘러나왔어요.
에어컨 바람 맞으며 낮잠을 청하던 오후,
조용히 스며들던 그 노래,
진미령의 ‘하얀 민들레’...
그 노래만 들으면
그 여름, 그 친구, 그 웃음소리가
지금도 귓가를 맴도는 것 같아요.
시간은 참 빠르지요.
그 까까머리 소년이 이제 50대가 되었고,
잔병치레가 잦아지니
이상하게 옛친구들이 더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그땐 다 가난했지만
안 아프고, 건강했고, 웃을 일이 참 많았어요.
지금은 마음도 몸도 자주 지치고 아프지만
그 시절을 떠올리면
잠시나마 순수했던 나로 돌아간 듯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있어요.
지석이에게 하고픈 말이 많아요.
지석이 동생 이름은 김지연.
이름이 여자 이름 같다고 제가 얼마나 놀렸는지...
그때는 제가 철없던 꼬마였지요.
지석이는 공부도 잘했고,
고등학교는 대전으로 진학했다고 들었어요.
"나는 이렇게 못난데, 지석인 참 잘됐구나."
그 생각에 괜히 뿌듯하고 기뻤던 기억이 나요.
다시 만나게 된다면,
우린 아마 하루 종일 얘기를 해도 모자랄 거예요.
논산 쌘뽈 고등학교에 다니던 누나를 둘 다 좋아했던 일도 있었죠.
그 시절엔 그게 그렇게 큰일이었던 것처럼
우정이 흔들렸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순간들이 사랑스럽고, 그리운 추억이에요.
지석아,
혹시 이 방송 듣게 된다면…
꼭 연락 줘.
40년 만에 우리가 만난다면
꼭 껴안고 울어버릴지도 몰라.
우리 정말...
할 얘기, 너무 많다.
지석아.
사랑한다.
그립고… 너무 보고 싶어.

친구를 찾습니다. 다들 폭염에 지치지 않으셨으면 해요.
지란지교꿈꾸며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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