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산골마을에 강풍이 매섭게 몰아칩니다. 모처럼 찾은 지인의 비닐하우스는 온통 초록으로 물이 들어 있었지요. 반투명의 두꺼운 비닐을 뚫고 식물에 도달한 햇볕은 저까지 초록으로 물을 입히는 듯했습니다. 녹색의 빛이 만들어낸 향연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으니까요.
1월 중순 파종을 해 3월 초에 모종을 옮길 때까지 약 45일간 키운다는 브로콜리와 양상추, 하우스에 정식하기까지 농부의 발걸음이 얼마였을지 가늠이나 해보았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그 수고를요. 결국 그 초록은 사람의 정성을 먹고 자란 듯합니다.
초록의 모판 밑에는 열선이 작동을 하고, 모판 위에는 비닐덮개와 두꺼운 이불, 두 겹의 보온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는 갖추어야 영하 20도의 맹추위를 이겨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도 햇살이 좋은 날엔 햇볕을 쐬어 주어야 하고, 밤이면 덮어주기를 반복해서 만들어진 초록입니다.
농부의 따스한 눈길과 끊임없는 보살핌의 손길이 보이는 듯합니다. 양상추와 브로콜리가 잘 자라길 그리고 농부의 정성을 응원하며 노래를 신청합니다.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로이킴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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