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다섯 개 !!!
삶의 달인
대전 퀸카
진정한 챔피온
입 안의 혀
내외조의 여왕
성공합니다. 충성!!
도대체 무슨 말인지 싶겠지만 다름 아닌 휴대폰에 저장된 제 시댁식구들 애칭이랍니다. 평범하게 이름만 써 놓은 신랑의 휴대폰과 달리 제 휴대폰 속엔 온통 암호로 기록된 듯한 별명들 뿐입니다. 기분에 따라 종종 달라지기도 하는 휴대폰 속 애칭에, 신랑은 도대체 누가 누구냐며 갸우뚱 갸우뚱 하다가 웃곤 하는데요. 깜빡깜빡하는 기억력을 원상회복 시키기 위해서라도 저는 종종 바꿉니다.
다른 직장인들과 달리 출퇴근이 늦어 자연스레 기상시간도 늦은 저희부부 잠 깨울세라, 새벽같이 김치를 갖다주시는 칠순이인시어른들! 우리집 대장님이자 대비마마 이시옵니다. 그냥 김치를 빨리 가지러 시댁에 갈 것을.....
‘지금쯤이면 김치가 떨어졌겠다’ 싶은 당신들 생각에 한 시간걸려 몰래 현관문 앞에 두고 가신거죠. 출근 시간에 맞춰 전화까지 주십니다. “김치 갖다 놨으니 문 앞을 좀 봐라. 맛이 들었는지 모르겄다.” 이게 무슨 상황이랍니까. 정말 직장다니는 며느리지만 이건 쥐구멍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죠. 공동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알아야 들어올 수 있는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들고 나갈 때 맞춰 들어오셨다는군요.
그 어머니의 그 시누라고 했던가요, 직장일에 살림까지 야무지게 해 내는 우리 형님들 자그마치 네 분입니다. 삶의 달인들이죠. 하나뿐인 막내 남동생이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장가를 간 터라 마냥 절 예뻐만 하십니다. 제가 시집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정말 물심양면 챙겨 주시는데요, 본인들도 직장을 다니며 애들 키우는 게 쉽지만은 않을텐데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번번히 반찬해 주십니다. 게다가 가족 나들이라도 갈랍시면 ‘샌드위치’에, 각종 ‘김밥’, 그리고 보온병 한 가득 몸에 좋은 ‘국’ 까지, 커피도 ‘원두커피’, ‘믹스커피’.... 정말 뭐 이런 식구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항상 완벽한 셋팅을 자랑하며 넋을 잃게 만듭니다. 저 임신했을 땐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고 애들 고모부까지 나서서 저를 챙겨주시는데 아주 민망하면서도 전혀 싫지 않은 티를 감추느라 저도 고생 좀 했습니다.
이제 저도 결혼 10년이가 다 돼가니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갚아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실력있고 샌스있는 우리 내공 100단의 시댁 식구들 앞에 감히 명함을 내밀 수 가 없어, 한가위를 핑계로 몇 글자 올립니다. 다들 애청자시라서 고향 내려가는 그 순간까지 가요속으로에 푹 빠져들 계실겁니다. 저 부럽죠^^ 이 시대 모든 며느리들 화이팅입니다.
신청곡: 남궁옥분 - 재회 / 마야 - 나를 외치다. / 윤도현 - 가을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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