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풍요롭다는 한가위가 바로 앞이네요...
즐거운 명절 잘 준비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저는 명절이 다가오면 어릴 적 생각이 나서 미소가 지어지곤 합니다.
서울에서 딸 넷을 키우셨던 부모님은 고향인 부산으로 온 가족이 이동하는 건 역부족으로 생각하셨던지 항상 아버지 혼자 다녀오시곤 했답니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아버지를 따라가고 싶던지...
떼쓰고 울고 말도 아니었습니다.
8살 딸의 억지를 이기지 못하신 아버지께서는 어렵게 구해 놓으신 고속버스표 한장을 들고 제손을 잡고 부산으로 향하셨습니다.
그런데 고속버스의 자리는 제일 뒷자석 정중간 자리였습니다.
아시죠???
급브레이크 밟으면 튕겨나간다는 자리..
그자리에 아버지와 저 둘이 앉아서 몇시간을 달려가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었습니다.
잠이 든 저를 아버지는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시기위해 좌석에 저를 앉히셨고 아버지는 좌석 끄트머리에 앉아 계셨죠.
잠이 들긴 했지만 평소보다 몇배씩 오래 걸리던 시간을 참지 못했던 저는 그만 아버지 등에 오바이트를 하고 말았죠.
당황해 하시던 아버지의 얼굴이 30년을 흘쩍 넘긴 지금까지도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그 다음 명절부터는 방콕 신세였어요...ㅎㅎ
명절에 친지분들께 용돈받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시골에서 놀다가 왔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얼마나 부러웠던지...
고생스러워도 좋으니 시골에 놀러 다니고 싶은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귀향길이 고생스러워도 추억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도 귀성길의 고생은 없네요...
같은 건물에 살고 계신 친정부모님,
30분만 차를 타고 가면 계시는 시어머님...
제 아이들에게 어릴 적 제가 느끼지 못했던 설렘과 기다림을 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미안하기는 하네요...
올 추석에는 그런 설렘은 없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도록 송편도 함께 만들고 대화도 많이 해야겠어요...
영재님도 즐거운 추석되세요^&^
인순이의 '아버지'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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