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신계행 - 가을사랑
2.폐티김 -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3.최헌 - 가을비 우산속
4.안치환 - 귀뚜라미
5.양하영 - 이별의 계절
6.백영규 - 슬픈 계절에 만나요
7.김태정 - 백지로 보낸 편지
<< 귀뚜라미 - 나 희 덕 >>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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