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즈음..
이금하
2011.10.03
조회 145


한몸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머리를 받친 목이 따로 놀고

어디선가 삐그덕 삐그덕 나라고 믿던 내가 아니다

딱 맞아떨어지지가 않는다 언제인지 모르게 삐긋하더니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하고 저도 몰래 손발도 가슴을 배신한다

확고부동한 깃대보다 흔들리는 깃발이 더 살갑고

미래조의 웅변보다 어눌한 말이 더 나를 흔드네

후배 앞에서는 말수가 줄고 그가 살아 온 날만으로도 고개가 숙여지는 선배들

실천은 더뎌지고 반성은 늘지만 그리 뼈아프지도 않다

모자란 나를 살 뿐인, 이 어슴프레한 오후



한맘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늘 가던 길인데 가던 길인데

이 길밖에 없다고 없다고 나에게조차 주장하지 못한다



-- 김해자 시, 안치환 곡/ 안치환10집 `오늘이 좋다` 중에서.


그래 마흔이라는 나이는
불혹(不惑)과 부록(附錄)사이에 ...

달리기로 하면
마라톤 반환점?

계절로 말하면.
초가을인가?..

어느 젊은 의원을 보면서.
그래 저사람은 마흔 즈음에
벌써 의원이 되었는데.

하지만.
그리 뼈아프지도 않다
그리 부럽지도 않다.

나름 최선을 다해 지나온
나의 마흔 즈음.

가끔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해
머리가 무겁고.
손 발까지 무거워 지지만.

어쩌랴.
이대로 돌아가기엔.
더이상 머뭇 거릴 시간이 없다는걸 안다

이미 반환점을 막 돌았기에
그래 출발했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때론 숨이차 지칠때면
물 한 모금으로 목마름을 채우면 되고

손 발이 무거워 질때면
그래..조금만 천천히 쉬엄 쉬엄
걸어가면 되고

그래 천천히 천천히...
서둘러서 오지 않는 저 가을처럼
그렇게 천천히..


요즘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들을..
차창 밖으로 내다보며
안치환의 마흔 즈음을
연속 재생해서 듣곤 합니다

이미 출발해 몇걸음 오긴 했지만
마흔 즈음이라는 역에서
조금 힘들고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그때가..

가사가 가슴 아프게 하고
안치환님의 외침이
또 가슴을 적시네요.
함께 들을수 잇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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