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어인지를 아는 순간 부터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것
제 몸의 전부였던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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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 놓는다는것..
버린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참 힘든일..
많이 아픈일..
손가락을 꼽아 본다.
하나..둘...
나는 그동안 살면서.
얼마만큼 버리고
또 얼마만큼 내려 놓았을까.
혹시 십년전.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여태 지고 온 건 아닌지
단풍들도
고운 옷으로 갈아 입고
가장 빛나는날.
가장 나무의 생의 절정인날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을 하는데.
나는 살면서..
몇번의 결심을 했을까..
얼마만큼 버리고.
얼마만큼의
가벼워짐을 느꼈을까..
여태 이 무거운 느낌은 무엇일까?
집착이라는 짐을 아직도?.
미워하는 마음을 아직도?.
참 고집도 세다
가장 곱게 물들날은.
애써 잡으려 발버둥 쳤고
가슴 아팠던 날은.
참 빨리 떨구어 버릴려고
발버둥 쳤고.
그래.이젠 단풍을 닮아가자
단풍처럼 살아가자.
내 삶의 이유였던것도
내 몸의 전부였던것도
가장 황홀한 빛깔로 물드는날
내려놓을줄 아는.
저 고운 단풍처럼..
내 삶을.
사랑했으므로..
조관우..사랑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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