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야..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가버린 것일까...
이제 내일이면, 너는 수능시험을 보러가는구나.
2011년을 시작하면서,
너는 학생의 자리에서 엄마는 수험생 부모의 자리에서
각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는 한 해를 보내자, 약속했었지.
너는 끝없이 반복되는 시험과 결과, 책, 학원 프린트들과의 싸움을
시작했고, 엄마는 매일 아침 가까운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시작했어.
처음에는 욕심으로 시작했던 기도였지, 흔들리지 않고 공부하게 해달라고
우리가 원하는 좋은 대학가게 해 달라고.... 말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과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게 되더구나.
가고 싶은 대학을 가는 것보다 인생을 멀리 보면서 니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그 첫 발을 잘 내디딜 수 있도록 해달라고 ,
그저 최선을 다해서 실수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마음의 정성을 모아서
기도를 하게 되었단다.
내가 열심히 하고서 그 결과를 기다려야하는 것이 순리인데,
사람의 욕심이란 내가 한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자하니...
더 많은 것을 달라고 매달리니... 아마 하나님도 곤란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며칠 전 학원가는 버스에서 니가 전화했었지.
“엄마 수능 못 봐도 나 엄마 아들 맞지?” 하고 말이야..
“물론 맞지... 엄마 아들이지... 학원 잘 갔다 와~”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도 고3을 지내고 학력고사를 치르고 합격과 불합격의 환희와 쓴맛을
보고 대학을 들어갔는데,,,
마흔이 훨씬 지난 이 나이에도 엄마가 고3이였을 때 시험 보러가던 날의
그 쌀쌀한 추위가 느껴지는 듯 생생하단다.
시간이 지나도 마치 어제 일처럼 되새겨지는 그 날의 무거움을
쉽게 털어버릴 순 없겠지.
현수
많이 긴장되고 떨리지? 하지만 너 혼자만 치루는 시험이 아니잖아.
너의 친구들... 70만의 동지들이 함께 치루는 인생 첫 관문이잖아.
떨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용감하고 지혜롭게...
그 동안 니가 갈고 닦았던 실력을 차분히 발휘하고 오렴,
설사 마음에 차지 않는 점수가 나와도 넌 언제까지나 내 아들이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고, 나를 엄마라고 불러주었을 때,
하얀 이가 났을 때, 첫 걸음을 떼었을 때, 심지어 화가 나서 툴툴 거릴때도
변함 없이 사랑스러웠던 엄마의 아들이였단다.
스스로를 믿으면 액세서리가 없어도, 진한 화장이 없어도 빛이 난단다.
일년동안 열심히 달려온 너를 믿고 담담히 시험을 치르거라.
엄마도 널 믿는다. 설혹 니가 쓰러지더라도 변함없이 니 옆에 서있어줄게.
실패가 없는 인생보다는 쓰러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달려가는 인생이 훨씬 더 멋있단다.
그래도 이번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우리 실패하지 말고 꼭 승리하자꾸나.^^

수능을 못봐도 넌 내 아들...
황원숙
20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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