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장 했어요^^
김진숙
2011.11.15
조회 43
오늘 김장 했어요.
조금은 김장이 빠르기도 하지만
쉬는 날 해야하고 빨리 김장하고 그 김장에서 해방되려고
서둘러서 어젯밤 절구었다가 오늘 했습니다.
김치 그 과정이 어쩌면 그렇게 힘든지요.
아무리 맛 없는 김치도 맛있게 먹어할 것 같아요. 그쵸?
가족들이 명심해야지요.
김장 이야기가 나오면
바람결에 들었던
그 이야기
손닿으면 뿌려지는 절구기 전 배추가 20대이고
반쯤 풀이 죽게 절구어진 배추는 30대이고
양념에 빨깧게 버물려놓은 김치는 40대이고
양념된 김치가 먹기좋게 익으면 50대이고
김치가 차츰 시어져가면 60대라
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라 틀릴 수도 있지만
그 때 들을 때 우리네 인생하고 같아서 기억 저편에 남았네요.
그리고
어느 시인이 시집와서 김장 30번 담구고 나니 청춘은 갔노라
저는 올 해로 28번째 김장을 담구었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제 청춘도 어디로 갔을까요? ㅎㅎ
결혼한지 1월이면 28년째이니 28번의 김장을 담구었나봅니다.
김장 담구고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 과정이 어쩌면 그렇게 복잡하던지요.
모든 일이 다 그러지요. 과정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겠지요.
과정을 생각한다면 무슨 일이든지 함부로 이야기 쉽게 못하겠지요.

유영재님, 정서임님, 김장 끝내고 쉬면서 들을께요.
신청곡은 윤태규의 위대한 사랑
바비킴의 소나무
김연숙의 숨어우는 바람소리
네잎크로바의 하늘에서 온 편지
김영태의 내가부를 너의 이름
선곡이 되겠지 하고 쭉 올립니다.
함께 듣고 싶은 사람은
단대미용실을 기억하는 손님들과
집에 쉬고 있는 아들 딸과 함께 듣겠습니다.
그럼 유가속 화이팅!!입니다.





청첩장...?!!!

얼마전 전 남편과 함께 친구의 결혼식장에 다녀오는길이었습니다.
안그래도 차막히는 주말에 시내 한복판에서 결혼식을 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전철을 타고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근데 피로연장에서부터 좀 과식한다....싶던 남편이 전철 안에서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겁니다. 나중엔 얼굴까지 새하얘진 남편이 안쓰러워 우린 결국 그 복잡한 고속터미널 역에 내리고 말았습니다.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 남편....근데 플랫홈에서 기다리고 있는 저에게 얼마안있어 남편이 전화를 했더라구요.그 와중에도 챙피했던 남편은 옆칸에 있는 사람이 들을세라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야!화장실에 휴지가 없어. 좀 사다줘"
"사는건 좋은데 어떻게 갖다주라구?"
"화장실에 들어오는 사람들한테 좀 부탁하면 되잖아~~!"
"뭐라구 부탁을 해?"
"창문가에서 두번째 칸에 있는 사람한테 이 휴지좀 전해달라고해!"
이러는 거에요. 어쩔수 없이 전 매점에 가서 휴지를 사서 화장실앞까지 갔습니다.가긴 갔는데 도저히 입이 안떨어지는거에요.근데 때마침 역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한명이 지나가더라구요.

"저기요~~이것좀..." 제 말이 아직 끝나기도 전에 그 공익요원은 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그냥 가버렸습니다. 얼마후 맘씨 좋아보이는 아저씨께도 "아저씨...죄송하지만 이것좀..." 그러나....
그 아저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만에 드디어 전 천사같은 아저씨에게 휴지를 건넬수 있었습니다. 몇분후 아저씨는 화장실을 나왔고 저를 한번 쳐다보더니 씩~웃으며 가더라구요. 물론 챙피하긴 했지만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요. 근데 남편한테 또 전화가 왔습니다.
"휴지 안주고 뭐해?"
"휴지 못 받았어?"
"받긴 뭘 받어? 다리 아퍼 죽겠어~~!"
세상에 그 아저씨는 제가 준 휴지를 자기가 사용하고 그냥 가버렸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두번째 휴지를 사온 제가 또다시 화장실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아저씨 죄송하지만 이 휴지좀......" 을 하고 있는 사이.....
벽을 붙잡고 힘겹게 한발한발 딛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남편은 다리에 쥐가 나서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상태였고 얼굴빛 또한 굉장히 안좋아 보였습니다.
"자기야~~! 어떻게 나왔어?"
고개 숙인 남편은 저를 보며 힘겹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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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청첩장................."

ㅎㅎ딱딱해서 아팠겠지요.
청접장이라도 있어서 천만다행이지요.
모두 함께 웃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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