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아 둘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도종환
이금하
2011.11.14
조회 222

붙잡아 둘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도종환



분명히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 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 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세월의 달력 한 장을 찢으며
벌써 내가 이런 나이가 되다니,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있다

얼핏 스치는 감출 수 없는 주름 하나를 바라보며
거울에서 눈을 돌리는 때가 있다

살면서 가장 잡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나 자신이었다

붙잡아 두지 못해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
흘러가고 변해 가는 것을
그저 망연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늦게 깨닫는 날이 있다

시간도 사랑도 나뭇잎 하나도 어제의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늘 흐르고
쉼 없이 변하고 항상 떠나간다

이 초겨울 아침도,
첫눈도,
그대 사랑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쌀쌀해지는 늦가을에.

이제는 잡으려고 해도 붙잡을수 있는게

얼마 없습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은

이제 더이상 나뭇 가지를 붙잡을 힘이

없는듯 땅위로 스르르 떨어집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사람들은 옷깃을 붙잡을 뿐입니다



이제 두 장 남겨진 달력에는

겨울이 성큼 다가와.

내 나이를 발앞에 성큼 내려 놓을

채비를 합니다



비를 흠뻑 머금었던 초록 잎이

바스락 거리는 낙엽으로 변하듯.



내 눈가에 주름도 나이와 함께

그렇게 하나씩 늘어 납니다



시간이..세월이 지날수록 잡을수 있는건

남아 있는건.

내 자신임을 느끼듯 스치듯

뒤늦게 깨닫게 되겠지요



속절없이 흘러간 세월앞에

어제의 시간도

어제의 가을도

어제의 마음도

오늘이 될수 없겠죠



갑자기 쌀쌀해지는

바람처럼 말이죠..



애써 붙잡아 두려는 마음이

웬지 쓸쓸해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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