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초부터 넘 속상해서
아줌마부대가 많은 유가속에
하소연이라도 해야 속이 풀릴까나...
남들은 새해에 여행이나 해맞이를 하러 가지만
우린 첫날부터 싸움(?)을 했어요
싸움이래야 일방적으로 당하는 편이지만
결혼30년쯤 되고 보니 이젠 저도 조금은 기가 살아나기 시작하지요
새해 첫날 친정에서 저녁까지 잘 먹고
딸과 함께 집을 나선지 3분도 채 안되어
남편이 "빠진것 없이 잘 챙겼어?"하고 묻는데
"어? 백을 안갖고 왔네"했더니
순순히 차를 돌리길래 어? 웬 일? 했더니 그럼 그렇지
그때 부터 남편 성질이 나오기 시작하는거예요
궁시렁 궁시렁 어쩌구저쩌구하며
얼굴이 붉어지더니 제 풀에 더 화가 나는지.
와!! 정말 저도 가슴속에서 불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꾹 참고 "그만해"하고 소릴쳤죠
그래도 "일부러 그러는거야 뭐야"하며 계속 꽁시랑..
너무화가나서 제가 "차 세워 " "왜" "전철탈거야"했더니
차를 세우며 "내려"하는거예요
안전벨트 풀고 내리려는데 뒷좌석에 딸이 "엄마 왜 그래 참아"하며 어깨를 꽉 붙잡더라구요
두어번 실랑이를 하는데 차를 출발시키더니
쌩쌩 달리기 시작하더군요
어색한 침묵을 누그려뜨리려 딸애가 아빠에게 말을 시켜가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애쓰는걸 알지만
그땐 제 속의 화가 더 커서 눈물도 나지않고
어깨만 들썩들썩 씩씩대며 아무생각도 할 수가 없었어요
집에 도착하니 개콘 할 시간
TV라면 사족 못 쓰는 남편이 낄낄 댈 생각에 옷을 두툼하게 입고 나왔죠
아~~ 그러나 그 밤에 어딜가나.
아파트 사층계단에 앉아 혼자 울며 분을 삭이다 들어왔더니
남편은 코를 골며 자더라구요
사실 이런일 은 전에 또 한 번 있어 이번이 두 번째지만 그때도 출발 3분 이 안돼서였어요
아마 내가 `천일의 약속 `수애같은 처지라면 다음날로 버려질거라구요
그런데 우리 부부는 가게를 같이 운영하는터라 말을 하고 싶지않아도 그럴 수가 없는게 더 속상해요
여태껏 아무리 잘못해도 미안하단말 한 번 안해본 남편이 뭘 물어보는 척하며 슬슬 말을걸어 오네요
난 지금도 그날 일이 지워지지않아 울컥 눈물이 나려 하는데..
김세환님의 옛친구 들려주세요

다혈질남편과 왕소심 아내의 싸움
이규선
201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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