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밤새도록 산을 뛰어다녔던 어느 청년의 이야기
김병철
2012.01.02
조회 231
무장공비가 청와대 뒷산을 넘어온 1968년 엄동설한에 청와대 뒷산인 삼청공원을 밤새도록 뛰어다닌 20살의 청년이 있었습니다.

칼로 온몸의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운 겨울밤에 산을 뛰어다니다가 먼동이 터오르는 새벽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그 청년은 쏟아지는 눈물을 주먹으로 닦으며 반드시 성공해서 고향에 내려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합니다.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온 그 청년은 등록금 말고는 생활비도 거의 없어 삼청동 산꼭대기에 비만 겨우 피할 정도의 쓰러져 가는 판자집을 자취방으로 얻었다고 합니다.

연탄 아궁이도 없고 나무로 불을 때는 집이었는데 돈이 없어 땔감을 살 수가 없어서 엄동설한에 냉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고 합니다.

말이 집이지 사실 야외에 텐트치고 자는 바와 다를 바가 없었기에 온몸이 떨려 오는데 이대로 잠이 들다가는 분명히 그날 밤 얼어죽을거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뛰어다니면 몸에 열이나서 얼어 죽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래서 밤새도록 뛰어다녔습니다. 밤새도록 산을 뛰어다닌 다음날 아침에 서울역 역사로 들어가 몸을 녹이고 결국은 먼 친척집에 가서 돈을 좀 빌려 땔감을 사서 난방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공에 대한 굳은 의지로 열심히 공부를 했던 그 청년은 먼 훗날에 대학강단에 서서 후학을 양성하는 성공한 학자가 되어 본인의 꿈을 이루고 금의환향 했다고 합니다.

그 분은 그 후에도 살면서 힘들때마다 얼어죽지 않기 위해 뛰어 다녔던 20살 때의 그해 겨울밤을 생각하면서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용기를 얻으셨답니다.

청년실업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이 시기에 이땅의 젊은이들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다고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기본적인 의식주도 해결이 안됐던 아버지 세대나 삼촌 세대 보다는 조금은 낫다는 작은 위안이라도 가지고 주어진 상황에서 운명을 개척해 모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라는 것은 좌절과 실패라는 과정을 안고 가야하는 긴 여정입니다. 이땅의 젊은이 여러분 힘들어도 주먹불끈 쥐고 힘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화이팅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 젊었던 청년의 장례식에 어제 다녀왔습니다. 그분을 보내면서 듣고 싶은 노래가 있습니다. 강지민의 "이별하는 밤" 꼭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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