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된 아들과 집에서 색칠공부를 하던중..
색연필이 닳아서 안나오길래..
신문지를 펴놓고 칼로 색연필을 깍고있었습니다..
그모습을 보고있는 아들녀석이 ..
연필이 깍일수록 속에 숨어있던 색연필심이 나오는게 신기했는지..
"우와~보라색이 나온다~"이러면서..
색연필을 깍을때마다 탄성을 지르더군요..ㅋ
그모습을 보고있자니..
예전..생각이 났어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맘때쯤이었던거 같네요..
예비소집일날 반편성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엄마가 사주신 새 가방에 노트에 반.번호.이름을 적고..
연필도 예뿌게 깍아서 새 필통에 담아..
몇번이고 꺼내보고 또 집어넣고 하던..
그때가 말입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집에 연필깍기 기계가 있는집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땐..친구집에 뱅글뱅글 돌리면..
자동으로 연필이 예뿌게 깍이는 기계만 보면..
너무 부럽고 신기해서 일부러 친구집에 갈때..
연필을 죄다 가져가서 다 깍아서 오곤 했었죠..ㅎㅎ
그러다 또 연필깍을때가 되면..
엄마께선..
거실한가운데에..
신문지를 넓게 펴선..
칼로 슥슥...
각을 잡으면서 연필심까지 뾰족하게 갈아서..
제 필통에 넣어주시곤 했습니다..
그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도한번 깍아보겠다고 섣불리 깍아대다가..
결국엔 울퉁불퉁..연필심이 다 뿌러져서..
엄마가 다시 깍다보면..금새 연필이 반토막나서 몽당연필이 되었던..
그때가 떠올라서..
제옆에 있는 귀여운 아들녀석을 보고..
내가 정말..엄마가 된게 맞구나..라는 생각이..
또한번 들었습니다..
결혼을 하고..아이를 나아봐야..
엄마마음을 안다는게..이런건가봅니다..
문득문득..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하는행동들이..
그대로..30년전..엄마가 제게 했던 행동들이었으니까요..
엄마생각에..
전화라도 한번 해봐야겠네요..
매주..일요일 저녁이면..
저와 오빠필통을 갖고오라해서..
연필들을 깍아주시던 엄마의 모습이..
너무 그립네요...
신청곡-그리움만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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