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3년차... 신혼여행을 빼곤 그리 여유있는 여행을 꿈꾸지 못하고 살아온 시간들입니다.
주말을 끼고 크게 맘을 먹고 4박5일이란 대장정의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지요.
학창시절 소풍날 기다리는 아이처럼 설렘반 기대반으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제주 도착 첫째날, 아름답고 빼어난 해안도로를 따라 일주하며 행복이란
이런거구나...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둘째날은 성산일출봉에서 남다른 아침을 맞이했고, 제주 해녀들의 갓잡은
해산물은 잃어버린 겨울 입맛을 찾아주더군요.
셋째날, 관광객들은 한번쯤 가본다는 해물뷔~페를 찾았습니다.
싱싱한 활어회와 화덕 피자, 제주 도야지 숯불 바베큐, 맛있네, 맛있어를
연발하며 남편과 잊혀져가던 신혼의 단꿈을 되새기며 참 긴 대화를 나누었어요.
그리하여 그날 저녁 저희는 제주 여행에 또하나의 기막힌 추억을 만들게 됩니다.
숙소 도착후 누가 뭐라할것 없이 화장실을 번갈아 출입하며 구토와 물변을
보게되는데요. 생전처음 토사광란이란 이런거구나를 실감하면서
하늘이 노랗게 보일때까지 화장실을 기어가다시피 오가며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침이 되자마자 숙소에서 가까운 작은 읍내 내과의원을 찾게 되지요.
그후 이틀간 물만 먹으며 숙소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못하고 제주의 푸른
겨울 바다를 감상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제주는 태어나서 가장 많이 화장실을 가야했던 여행지로 기억이 되더군요.
조금은 허망하고 아쉽게 기억되는 이번 여행을 멋진 여행이라 자랑할수 있을련지요?
영재님 노래로 위로해주세요. 제주도의 푸른밤 들려주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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