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키는 매장에 언제부턴가 88살 되신 할아버지께서 매일 두번씩 방문하셔선 저와 수다방을 여십니다..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할아버진 제가 유일한 친구라 칭하시곤 하시죠..
(정확히 제나이의 배하고도 두살이 더 많으시져^^)
나이가 이렇게 되니 같은 연배에 계시던 형제, 친구들은 모두 떠나고 할아버지만 남았다고 속상해 하십니다..너무 오래 살았다구;;
일제시대 어렸을때 고생하신 이야기, 못먹던 시절 어렵게 키운 자식 이야기,먼저 떠나보냈던 사람들과의 추억...매일 매일..꼭 미리 준비라도 해오시는 양..다른 보따리가 풀어집니다..
그런데 말이져..
할아버지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10년전에 암으로 먼저 떠나신 할머니얘기 입니다..
17살 동갑으로 결혼해서 제대로 맛난것도 못사주고 이쁜옷도 못 입혀주고
그저 고생고생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짓다 병으로 떠나셨다며..
호강시켜주지 못했다고.. 자꾸만 못해준것만 생각 난다고..쪼글쪼글 해지신 눈가에 눈물까지 맺으시며 힘들어하시죠..
오늘은 다른 날보다 더 힘들어 하시는 할아버지께 제가 감히 이야기 친구로써 위로 해드렸습니다..
"할아버지..호강이란건 없는거 같아여..그저 자식 키우며 즐거워서 행복하고..남편과 밥한때 따뜻하게 먹을수 있어서 행복하고..또 그추억을 생각하면 웃음 지을수 있다면 그게 호강인거 같아여..그러니 넘 맘 아파하지 마세요..할머니도 그렇게 느끼셨을꺼에여.."
하고 말씀드렸더니 빙그레 웃으시내여..
자네 말이 맞다고..조금은 위안이 되신듯 자꾸만 미소 짓더군여..
그런거 같아여..
살면서 호이호식을 바라기보다 지금 내옆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수 있는것이 가장 큰 행복이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호강'아닐까 싶내요..
우리모두 행복한거죠?
신청곡
별빛눈물-남규리
옛사랑-이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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