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그간 벼르고 벼르던 한가지 숙원사업을 완성했습니다.
그간 미니 오디오로 듣던 “유가속방송”
정말 제대로 된 사운드로 듣고자, 적립한 비자금으로 동인천 앤티크숍에서 23년 된 멋진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입하였습니다.
요즘 제품들은 가격대만 엄청나지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도 않아 가격불문, 그냥 질렀습니다.
내가 나이가 몇이고 그간 벌어 놓은 돈이 얼만데 이 정도 금액은 가로롭다..가로로와 하면서 말입니다.
정말 방송에 어울리는 멋진 사운드로 방송을 듣고 있는데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지…..
내 솔직히 오래된 내 친구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을 때도 이리 횅하고 먹먹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으시고 이루려는 일이 있으리라 짐작은 되지만 앞으로 무슨 재미로 오후를 보낼지………
또 차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매일 어떻게 바라 볼지도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인생의 어둡고 외로웠던 지난 10여 년.
DJ님의 위로와 유쾌함으로 무겁게 짓누르던 시름도 잊고 다시 기운차게 한 발 한 발 내딛곤 하였습니다.
방송 덕택에 더욱 적극적으로 세상을 즐기게 되었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붓글씨로 쓴 편지를 팩스로 보내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사연도 보내고 또 선물도 받고 조용필 공연도 보고 쌍산재에서 가족과 소중한 추억을 맺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방송에 내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본 친구녀석이 20여 년 만에 연락이 온 경우도 있습니다. 나도 유가속을 듣는데 네 사연이 나와 반가왔다며…….
지난 달 29일 과천에 안 갔더라면 두고 두고 후회 할 뻔 했습니다.
내 저녁이라도 한번 사고 싶었는데 워낙 유명한 분이라 부담 주기 싫어 작은 과자상자만 전하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쉽네요. 수첩에 제 번호 꼭 메모하셨다 인천 오시면 전화 한번 주십시오. 내 따뜻한 밥 한번 꼭 대접하고 싶습니다. 최고급 호텔요리라도 물론 콜입니다.
아…..그건 그렇고 “사자마자 상장폐지된” 저 고급오디오는 이제 어찌해야 하나…..
저 오디오에 어울리는 방송은 아마 영원히 없을 테고…….
내 차에 붙은 오렌지색 “유영재의 가요속으로”는 또 어찌해야 하나…..
떼기도 그렇고…..마냥 붙여놓고 떠난 애인 생각하듯 횅한 마음 더 횅하게 할 수도 없고………
내 인생의 유일한 라디오 방송 DJ 유영재님
항상 응원합니다.
그간 정~말 감사했습니다…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12년을 같이한 라디오친구 정 근영 드림.

정근영
201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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