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베풀며 살아야지요.
박승화 (유리상자)
2012.05.19
조회 35

잘 하셨어요... 반갑습니다


김정숙(carlove2001)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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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남편 갑자기 저에게 "아 민들레 효소 ㅇㅇ한테 좀 보내"
> 조심스레 부탁하는 말이 아닌 말투로 툭 던진 한마디..
>
> 저 사실 기분이 조금 상했는데 마음 바꿔 먹느라 힘들었어요.
> 저는 각종 산야초며 여러가지 재료로 효소도 만들고 민들레 캐다가
> 제분소에가서 환도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팔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 그러거든요.
>
> 그런데 시동생이 갑상선 암 수술을 하였는데 그 동생한테 남편은
> 얼마전 환 만든것을 보내주라는 것이었어요.
>
> 단어로 봤을때 "환" 한단어 이지만 이 환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 고생을 하는지 해보지 않은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
> 이틀동안 안성까지 가서 허리꼬부라지도록 민들레를 캐서 깨끗한 냇가에
> 몇시간동안 허리펴보지도 못하고 깨끗이 씻어 건조기에 며칠씩 건조시키고
> 동네에는 없는 제분소를 찾아 안산에서 성남까지 차를몰고 가니
> 제분소가 바빠 며칠뒤에 다시 오라는 주인아주머니 말씀에
> 발길돌려 집으로와 며칠뒤 다시방문해서 만들어온 환..
>
> 집 건조기에 꼬박 24시간 건조시킨후 이제 한숨 돌리고 있는데
> 울남편 당신동생먼저 챙기는데 사실 조금 속이 상하더라구요.
>
> 많지않은 양을 어떻게 분배할까 고민중 이었는데 ㅎㅎ 사실 청소하려구
> 빗자루 든 사람한테 청소하라하면 하기 싫잖아요.
>
> 내 고생 인정해달라는것 아니고 그래도 마누라 생각해서 좋은말로
> 부탁했다면 나도 기분이 좋았을텐데 평소 말투가 이쁘지 않은 울남편
> 그렇게 말해놓고 내 눈치를 보더라구요.
>
> 자신도 조금 뜨끔했겠지요.
> 아무말없이 묵묵히 설겆이만 하고 있으니 출근길에 평소와는 달리
> 내눈치를 보길래 왜요? 하고 물으니 "아니 이뻐서 "
>
> ㅎㅎ 누가 모를까봐서 그리 둘러대더라구요.
> 에구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 있지요.
> 그렇게 해주어도 사실 고맙다는 인사도 받지 못하지만 어쩌겠어요.
> 윗사람으로서 어떤 댓가가 없더라도 해주어야하는것이 미덕이니까요.
>
> 그것을 먹고 시동생이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 나온김에
> 우체국에 들러 택배 부치고 왔어요.
>
> 친정오빠한테도 줘야하는데..
> 이곳 저곳 줄곳은 많고 양은 많지 않고..
> 그래도 조금씩 나누어 먹어야 겠지요?
> 베풀며 산다는것은 행복한 일이니까요.
>
> 이렇게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안산의 김정숙 인사드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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