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유리상자의 “신부에게
박승화 (유리상자)
2012.05.19
조회 90

이런.... 안타까운 일이...
정말 지못미라는 말을 이럴때 써야할것 같네요..
부디 여행 가셔서 더 멋진 추억 만드시길....


김은배(happybbae)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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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 저는 6월 9일에 결혼을 앞 둔 예비신랑 입니다...
>
> 신청곡 유리상자의 신부에게와 함께 사연 하나 올립니다.^^
> 사연에 앞서 이제 다음 달이면 사랑하는 신부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
> 자 이제 제 얘기 한 번 해 볼게요
> 지난 5월 13일 대학로 소극장으로 국민 가수인 유리상자의 콘서트에 다녀 왔습니다.
> 콘서트 마지막 날이라 힘드실 텐데도 노래 너무 잘 하시더라구요...완전 감동받았습니다.
>
> 저와 제 여자친구는 공연시작 5분 전에 공연장에 도착했죠.. 마침 한 남자분이 나긋한 목소리로 장내 방송을 하더군요.
> 이제 5분 후면 유리상자 공연이 시작되니 화장실 다녀 오시고 신청곡 있으신 분은 적어서 내라고 하더라구요.
> 그 때 급장트러블이 생기는 바람에 신청곡이고 뭐고 제 뇌세포에는 오로지 화장실만 각인되었죠..아무 생각없이 화장실은 갔고
> 환한 미소를 띄고 여자친구에게 손을 흔들며 공연장으로 돌아왔죠..
> 이제 드뎌 공연 시작~!!
> 저와 제 여자 친구는 마성의 보이스를 가진 유리상자의 주옥같은 노래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었죠.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잘들 하시는지. 게스트까지 초빙해서 완성도 높은 공연 정말 최고였습니다.
>
> 그런데 2부 행사쯤 되었을 때 세준이 형님께서 우체통을 들고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체통이 재앙이 도어 쓰나미로 몰려 올 줄 전혀 몰랐죠.
> 다들 사연과 함께 신청곡 불러주셨는데 왠지 유리상자 대표곡인 “신부에게” 가 나오지 않더라구요..그때 마침 짜여진 각본처럼 말씀 하시더라구요. 마지막 곡은 항상 신청되는 “신부에게” 를 준비했는데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이죠.
>
> 이때 완전 아차 싶었죠.
> 다행히도 우리 승화 형님께서 제가 천금같은 기회를 주시려고 한 마디 하시더군요...
> 집에 가서 후회하실 것 같다시는 분은 손을 번쩍 들어보라구 말이죠,,, 당연히 전 오른 손에 힘을 불끈 쥐고 정확히 15도 정도 들고 기다리고 있었죠. 말 끝나자 마자 들어서 사랑하는 신부를 위해 듣고 싶은 노래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죠. 멋진 프로포즈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 주려고 기다리는 순간!!!! 제 눈 앞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
> 제 바로 앞에서 한 분이 번쩍 손을 드는 게 아니겠어요... ㅠㅠ
> 순간 여자 친구는 꼬옥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빼서 저 멀리 가져 가더라구요.. ㅠㅠ 아!! 이거 큰일 났다..싶었죠..공연은 한 참 남았는데 완전 싸늘한 우리 여자 친구 때문에 등줄기에 땀이 나더군요.. 그래도 일단 들어는 보고 축하일 일이라면 축하해 주고 다시 한번 기회를 노려보자 하는데 아니 왠 걸요~!!!!!
>
> 이 분들 결혼 6주년 기념일이랍니다!!! 아니 젠장!! 6년차가 왠 말인가요?? 6일 뒤에 결혼한다는 것도 아니고 결혼 한지 6년이나 되신 분이 왜!! 도대체 왜!! 창창한 제 앞 길을 막으시는 거냐구요!! 아이구 게다가 이거 또 뭔가요..남은 잡고 있던 손도 얼음짱 처럼 싸늘해져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꼼지락 대고 있는데 거기에 무릎 까지 꿇으시고 키스까지 날리시더라구요.. 왠만하면 축하해 드리려고 했는데 죄송하지만 저주를 내리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
> 키스와 함께 ‘새하얀 드레스~~, 수줍은 발걸음~~’ 하면서 신부에게가 흘러 나오는데..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정말이지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가장 슬픈 신부에게 였어요..손은 이미 헤어진 지 오래 되었구요..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어찌 몰라하는 저와 어이없어 하는 여친은 서로 한 마디도 없이 싸늘한 기운을 가지고 돌아가야만 했죠...
>
>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정식으로 프로포즈를 못했는데 깜짝 프로포즈 하러 휴가 내고 일요일에 여행갑니다. 아마도 이 사연이 채택된다면 차 안에서 운전하면서 듣고 있겠네요...
>
> 노래 신청 합니다. 유리상자의 “신부에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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