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딸아이..
김미영
2012.06.06
조회 63
아침일찍부터 일어나 30분 이상을 거울앞에 있던 딸아이는 아직 따가워지지 않은 싱그러운 햇살 속으로 달려갑니다. 한층더 초록이 짙어진 나뭇잎에 가려 아이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봅니다.
22살 이른 나이에 10살이나 나이가 많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엄마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가 돌이 지나 감기로 시작한 열이두달이 다되도록 떨어지지않아 조금 큰 병원으로 대학병원으로 서울에 있는 큰병원으로 그렇게 옮겨다니며 치료를 했습니다. 아지만 원인이 밝혀지지않은채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던 딸아이는 더이상 걷지도 않았고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약을 써도 열은 떨어지지 않았고 우리가 할수있는건 옷을다 벗겨놓은채 물수건으로 닦아 열을 내리게 하느것 밖에 없었습니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를 할텐데 원인이 없으니 치료를 할수 없었던 것입니다. 혼자서는 간호를 할수 없어 남편은 일을 그만둔체 저와 함께 서울병원에서 쪽잠을 자가며 아이간호를 했습니다. 믿지않던 신을 찾아 기도를 하고 친정엄마는 부적을 써와 베개속에 넣어 주셨고 시어머님은 굿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이라는게 바로 그런것일테지요.
다행히 4개월쯤 지났을때 아이의 열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38도 정도의 체온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37도가 조금넘는 상태가 2주정도 계속되자 병원에서는 퇴원을 권했고 우린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던 가을에 떠났던 집으로 늦은 봄이 되어서야 돌아갈수 있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4번을 서울까지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면서 딸아이는 다시 걸음마를 배웠고 우유대신 밥도먹기 시작했고 엄마소리밖에 하지 않던 아이가 조잘거리며 말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 아이가 열여덟살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걱정과 달리 너무도 건강하게, 거기에다 공부까지 잘해주는 착한딸로 잘 자라주었습니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닭볶음탕이 저녁메뉴이니 아마 딸아이는 늦지 않게 들어오겠지요. 아픔도 겪었지만 세상사는 지혜를 얻게해준 고마운 딸아이가 지금처럼 밝게 살아주길 바라는 엄마마음을 적어보았습니다.

신청곡은 부활 - 생각이나 입니다. 딸아이도 저도 좋아하는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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