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한의대에 다녔어요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다녔잖아요
제가 오빠 자전거 뒤에 타고 가는 걸 친구들이 몇번 봤던모양이예요
얼라리 꼴라리..
꽉도 잡았네.
안떨어지겠네..얼라리 꼴라리.
지나가는 사람들 줴다 볼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며 놀리는 친구들의 말에도 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일부러 더 오빠 옷자락을 꽉꽉 잡곤 했었지요
오빠는,
한쪽 다리가 좋질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있는 가정대학까지 올라믄
한의과대학에서 한참 걸어와야 하는걸, 그래서 다리가 불편한 오빠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자전거 타기..
오빠의 자전거는 여느 자전거보다 큰 짐 자전거였어요
그자전거뒤에는 두터운 의과대학서적을 실을 수 있도록 플라스틱 박스가 동여매져 있었지만 저를 태우러 올 적에는 그 박스를 풀어놓고 왔던 오빠예요
오빠는 노래도 잘했지요
특히 조덕배씨의, 노래는 너무도 잘했지요. 감미롭게 꺽어지는 그 보이스..
매혹적인 보이스가 좋아서 저는 꼭 오빠만 만나면 노래를 불러 달라했으며 오빠는 정말 주변 사람들 게의치 않고 제가 원하기만 하면 금방 금방 불러주곤 했으니 얼마나 로맨틱해요?
오빠가 좋아서 죽을 지경..
그러나 사람이 원하는대로 다 갖는다면 그건 참 불공평할거에요?
오빠와 헤어져야 할 일이 생겼어요
바로 오빠의 건강치 못한 몸을 두고 부모님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잖아요
저는 그냥 서로 좋기만 하면 될줄 알았으니까 진짜 많이 울었네요
하지만 눈물의 양으로 승부가 되는 것도 아닌...
오빠도 자기가 미안하다면서...좋은 사람 만나라고 사라져 가는데 정말 슬펐어요 왜 날 붙잡질 않는건가? 사랑하니까 그냥 그 마음만 갖고 앞으로 달려가면 되잖아? 헤어졌어요
한동안 많이 슬펐어요 이 슬픔이 오랫동안 지속될것 같아 걱정도 됐고 우울했지만
지금은 그냥 이렇게 노래를 들으면 떠 올리는 그런 추억이 되주니
뭐 바보는 아닌것 같네요?

그 바보 - 조덕배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김혜란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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