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김성복
2012.10.08
조회 55
안녕하세요? 오늘도 폴란드에서 인사드립니다. 오늘로서 제가 한국을 떠난지 한달이 되었어요. 컴퓨터에 한국시간을 그냥 놔두고 있는데, 한달전 지금은 아마 북경 정도 날고 있었을겁니다. 이제 타국생활 3년째. 첫 해에는 그냥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그리고 두번 째도 그냥 괜찮게... 그런데 올해 갑자기 이상해지는거 같아요. 외로움이, 그리움이 날마다 스멀스멀 휘감겨옵니다. 가끔은 소리없이 눈물이 날것 같네요...작년 재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레인보우도 깔아 왔는데 말예요. 이곳은 한국인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한국말을 듣는것은 레인보우 덕입니다. 7시간, 혹은 8시간의 시차로 아침 일찍은 듣기 힘들지만요... 지금 이곳은 거의 겨울 분위기랍니다. 가로수로 마로니에가 어찌나 많은지, 길에 마로니에 열매들이, 마치 우리나라 은행이 뒹굴듯이 뒹굴고 있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한국에서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앞을 10년을 지나다녔는데, 마로니에 공원에 들어간 본적도 없고, 그 열매을 본적도 없었어요. 그 길을 지난것은 그저 오로지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였어요. 그땐 너무 바빠서 가을하늘도 감상할 틈이 없었지요. 열매를 본 적도 없지만 마로니에를 너도밤나무라고 한다는것도 2007년에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여기서 보니 정말 열매가 밤처럼 생겼더라고요. 그래서 너도 밤이냐? 라는 뜻으로 너도밤나무라고 한다는말이 실감났어요. 그 열매가 하도 탐스러워서 맛은 어떨까 하니, 또 호기심 천국인 제게 궁금해하지 말고 먹어보라고 해서 칼로 자르려고 하니 어찌나 단단하던지. 조심조심, 겨우 잘랐어요. 맛은... 씁슬하더군요.... 겉보기에는 좋아도 속은 그렇지 않은게 많잖아요. 아주 오래전에 드라마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사위에게 장인이 라일락 잎을 떼어주며 먹어보라고 하셧는데, 그 맛이 아주 쓰다고 했어요. 장인어른께서 인새옫 그런거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에요. 기억은 안나지만, '지금도 마로니에는~' 라고 하는 말로 시작되는 노래가 기억나요... 그리고 지금 이시간 저는, 한국이, 서울이 한없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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