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신도림중학교 3학년 4반 학생들이 그립습니다
남궁원
2012.11.06
조회 128
안녕하세요 자는 중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남궁원이라고 합니다. 레인보우를 통하여 짤막한 글들은 남기고 남겼지만 이렇게 길게 글을 쓰기는 처음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노래마다 사연이 실려 있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는 신도림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었지요. 3학년 7반 담임을 하였고, 3학년 학생들의 국사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비오는 어느날, 3학년 4반 수업을 하던 때였습니다. 4반은 모두 여학생들로 구성된 여학생반이었습니다. 몇몇의 학생들이 뭐라이야기를 합니다.
“선생님, 지은이 노래시켜봐요. 아주 잘해요.”
“그래, 정말이니?”
사실은 미심쩍었기에 얼른 내키지 않았다. 1992년에 지은이 담임교사를 했었고, 그때 지은이는 수줍음을 타는 소녀였고, 노래를 잘 하는 학생으로 내 머리 속에 입력되지 않았기에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실을 친구들은 잘 알 수 있기에 나는 지은이를 불렀다.
“지은아 애들이 네 노래를 원하는데 불러주겠니?”
약간은 상기된 표정의 지은이는, 시선을 책상위로 고정시키고 있던 지은이는 자리에서 약간 망설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교탁 앞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학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나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여 교실 출입문 쪽으로 가서 지은이를 바라보았다.
머리털을 짧게 잘라서(커트머리) 보이시해보이던 지은이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
3학년 4반 교실에 있던 48명의 학생들과 나는 지은이가 부르는 노래에 흠뻑 빠져들었다. 약간은 남자의 목소리를 내며 폼을 잡고 부르는 지은이의 모습은 나를 반하게 했다.
지은이의 노래가 끝나고 다시 박수를 쳤다. 나도 주저없이 박수를 쳤다. 수줍음 많던 여중생 지은이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멋쩍어 하던 지은이는 얼른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1994년 2월 지은이 학년의 신도림중학교 학생들은 졸업을 했다. 그리고 다들 고등학교로 찾아서 찾아서 옮겨갔고, 나도 신도림 중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다.
시간은 흘러흘러 나도 어느새 4학년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지은아, 이지은아 보고싶다. 궁금하다.
그때 지은이의 노래를 듣던 신도림 중학교 학생들아 그립구나.

박승화님
신도림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만날 수 있도록 김현식의 이 노래를 들려주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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