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위한 가을 노래>덜 마른 장작~~
고윤미
2012.11.05
조회 70
지금으로부터 26년전쯤의 이야기네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아람단(청소년연맹) 활동을 할때의 생각이 떠오르네요.,
저희 학교는 자그마한 학교라 한학년당 2학급이 전부였지요, 그런데도 담당선생님께서 적극적이셔서 많은 활동을 하게 되었죠,.보통 여름야영이 많은 터였지만,.선생님 덕분에 가을 연합 야영을 가게 되었지요,
4,5,6학년이 섞여 한조가 이뤄지고,.텐트랑 코펠 전부 대여를 해서 야영을 가게 되었죠,.
극기 훈련에서 부터 단합훈련,
맨 선두는 눈을 가리고 뒷사람들은 꼬리를 이룬채 모두 눈을 가린 선두를 따라가기도 하고,.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걸 늘어놓아 어느팀이 더 길게 줄을 만드느냐, 나침반을 가지고 산을 올라갔다오기,.암호풀기, 등등 기억에 남는 훈련들을 했죠,.우리학교만 하는게 아니라 연합으로 다 같이 모여서,,.
우리조장은 다른 초등학교 6학년 박태남오빠였어요,
인상도 참 좋고 잘생긴 듬직한 오빠였어요,.자상하게 배려도 해주고,.우리팀에는 남자들이 많고 여자는 저랑 그 오빠 학교 필순이 둘뿐이였기에 오빠들이랑 동생들이 무척이나 챙겨줬던 기억이 나요,.
암호를 풀며 산 반바퀴를 헤매다 내려오면서 제 다리가 약간 삐꺽했는데 은철오빠가 엎겠다는걸 태남이오빠가 자기가 조장이라며 엎어줬던것 같아요,그래서 제가 그 오빠를 속으로 좋아하게 되었던것 같아요,
필순이가 같은 5학년이라 필순이랑은 2박3일동안 단짝이 되어 버렸고,.
밤 늦게 각자의 학교의 텐트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오빠들이 몰래 우리 텐트 주변에 와서 우리학교 친구들과도 통성명하고 놀다 선생님 감시에 몰래 도망가다 텐트 줄에 걸려 넘어져 무릎이 깨지고,..
둘쨋날도 일정을 보내고,
캠프파이어를 하게 되었어요,.정말 멋진거 아시죠,.
모닥불 피워놓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다,..
학교 대표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게 되었죠..

다른 사람들은 뭘 불렀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전 이때쯤 가을이라 춥기도 추웠는데,.모닥불과 함께 어울리는, 초등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잔잔하게 부르는 거예요,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그때만 해도 동요를 부르거나 건전가요를 불렀는데,
이 오빠는 뭔가 어른들이 슬픈 사연을 담은 듯한 노래를 구슬픈듯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무슨 노래인지도 몰랐지만,.모닥불에 비친 태남이 오빠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졌어요,.
"내가 무슨 마음의 벽 있는것처럼 ~~희나리 같소~!"
선생님께 저 노래가 뭐냐고 물었더니 "희나리"라고 말씀을 해 주셨죠,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내 가사는 잘 모르니까 흥얼흥얼 ~~ "희나리 같소,.희나리 같소"만 흥얼흥얼,,..
집으로 와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희나리라는 뜻이 덜마른 장작이란 뜻이더라구요,덕분에 하나 더 배웠죠,.
우리동네에서 필순이네 동네까지는 버스를 타고 20여분 거리라 필순이랑 편지도 주고 받고 은철오빠랑 태남오빠 안부를 물으며,덕분에 필순이랑은 아주 절친이 되었죠,전 태남오빠를 좋아하고 필순이는 은철오빠를 좋아하기로 하면서 말이죠,..
처음으로 알게 된 가요라면 가요인 구창모씨의 희나리,
희나리 노래를 듣게 되면 그 때 그시절의 다정다감한 태남이 오빠가 기억이 나요,.그 어릴때 그 모습은 아니겠죠,.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전혀 모르겠지만,그래도 희나리 노래만 생각하노라면 초등학교 5학년 때 모닥불 펴 놓고 캠프파이어에서의 처음으로 가슴 떨리는 가요를 들었던게 기억이 나요,
정말 가요라는 가슴이 찌릿한 노래를 처음 들어 보았으니까요,게다가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오빠가 생겼었으니까요,
희미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그래도 그 시절로 되돌아간듯한 착각속에서 잠시나마 행복하네요,
그 시절의 오빠들 친구들 동생들,.선생님 모두 다 보고 싶어지네요,
다음주면 친정으로 내려가는데,.흔적을 한번 살펴 보고 돌아와야겠어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