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9월 군에 있을때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해 가을은 왜 그리도 쓸쓸하고 외롭던지, 떨어지는 낙엽하나에도, 횡하니 불어가는 처마끝 바람에도 눈물이 났습니다. 장남인 저로서는 그해 겨울이 너무나도 춥고 길었습니다.이듬해 군을 제대하고, 라디오를 듣는데 라디오에서 슬픈계절에 만나요라는 노래가 흘렀습니다. 노래가사가 너무 제마음에 와 닿아 이 노래를 배워볼려고 지인에게 부탁해 기타를 배웠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아버님을 보내드리고도 한 10여년은 1주일이 멀다하고, 산소에 찾아가 생전 피우시던 담배를 피워드리곤 했습니다. 벌써 20여년이 지나 올가을에는 그렇게 보내드린 아버님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아버님이 계신 묘지가 개발로 인하여 다시 옮기게 된거지요. 유골을 수습하는데 가슴한켠 울컥하는게 눈시울이 젖었습니다. 그렇게 이제는 진짜 마지막으로 아버님을 뵙고, 활장하여 납골당으로 모셨습니다. 이런 가을의 끝자락에 미처 들었던 백영규의 슬픈계절에 만나요릉 청합니다.

슬픈계절에 만나요 청합니다.
이민우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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