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일출 보고 왔어용
박미영
2012.12.28
조회 41
몇일 전이죠? 신랑이 24일에 쉬게 되서 저희는 그날 해돋이 보고 왔어요.
전 올 6월에 결혼했어요.
결혼해서 그런지 매년 맞는 새해지만 이번만큼은 붉은 해를 보며 희망차게 시작하고 싶었어요.
밤새 눈보라 맞으며 차를 달려 정동진에 도착했어요.
두꺼운 패딩으로 철저히 대비했으나 거센 바람은 살을 파고 들었습니다.
사람이 꽤 모여있더라구요, 작은 정동진 역에 삼삼오오 짝을 이룬 사람들이 모여 추위를 피하고 있었어요.
저희도 그 속에 끼어 7시 38분의 붉은 해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추위와 잠을 이겨내며 시간은 흘렀고,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해변으로 나갔죠. 저희도 그들을 따라 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조금 흥분해 있는 것 같았어요.
여기저기 사진찍는 소리와 표정으로 알 수 있었죠.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해가 보이진 않았지만 주위는 이미 환해졌어요. 신랑은 이미 해가 뜬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저 멀리 수평선 바로 위에..구름이 몇 점.....ㅜㅜ
역시나 일출 시간이 지났지만 태양은 보이지 않았어요. 주변의 구름만 붉게 물들었죠.
10분 정도 흘렀을 때 구름 사이로 타오르듯 붉은 해가 비췄습니다.
그 순간 주위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이집트 인들이 태양을 왜 숭배해왔는지 알 것 같았죠.
태양은 그 거대함과 타오르는 붉은 색으로 주변을 압도했어요.
사람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두 손 모아 새해의 소망을 빌었어요.
저도 새해 소원을 빌었습니다.
내년엔 이쁜 아기와 건강한 몸을 되찾게 해달라고요..
붉은 태양을 눈이 아프도록 바라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왠지 신부님께 직접 고해성사 하듯이 해에게 직접 제 소원을 말하고 온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모두 다 이루어 질 것 같아요.
2012년은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지만 다가오는 2013년은 올해 보다
좋을 꺼라는 기대로 남은 2012년을 보내려구요.
이렇게 새 해가 기대되기는 처음입니다^^
2012년 고통받고 힘드셨던 모든 분들이 내년엔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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