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화 오빠,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3살인 대학생입니다.
제 떠돌이 생활은 2006년, 고1 때 혼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도 평판이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을 마쳐갈 무렵, 집에서는 엄마의 머리속에 종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결국 저는 1학년을 마치자 마자 귀국하였습니다.
엄마는 곧 수술을 하게 되셨지만 안타깝게도 수술이 잘 되지 않아 왼쪽 전신에 편마비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저는 그 이후로 다시 미국에 돌아가지 못하게되었습니다. 엄마도 간호해야 했고, 수술비로 큰 액수의 돈이 지출된 까닭에 학비를 댈 돈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다시 대학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미국에서 받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한국에서 인정받기에는 여러 까다로운 절차를 받아야 했기에 검정고시를 택했습니다. 수능도 보았구요. 공부와 엄마의 간호를 병행하였고 그렇게 2년이 흘렀습니다.
2011년, 저는 집은 원래 서울이지만 학비가 저렴한 지방 국립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2년간 집에서 떨어져 또 한번 홀로서기 위한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자취를 하면서도 집안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방도 가장 저렴한 반 지하방에서 지냈고, 추운 겨울에도 지난 2년간 난방을 한번도 켜지 않았습니다. 침대도 없는 방에서 침낭 속에 들어가 잘 때마다 언 손을 비비며 '내가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는 날이 올까?'라는 대답없는 질문만 되뇌었습니다.
5년간 혼자 사는 것에 지쳐버린 저는 2013년에 새로운 도전을 하였습니다. 앞으로 2주 뒤에는 편입 시험을 보게 됩니다. 지금 아르바이트를 2개나 하느라 매일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하긴 하지만, 이번에 꼭 편입 성공해서 따뜻한 집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년에는 저의 떠돌이 삶이 그치길 바라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꿋꿋이 살 수 있도록 저의 20대에게 그리고 이 추운 겨울에 마음이 힘든 모든 분들께 기운을 불어넣어 줄 노래, 크라잉 넛의 말달리자 신청합니다.
긴 사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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