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 은미(가명)예요..."
"누구시라구요?"
"저 은미요...."
"혹시 어디에 전화 하셨나요?"
"저 은미예요. 선생님 20여 년 전에 가르쳐 주셨던....."
"어! 그래 , 은미.... 박은미"
며칠전 뜻밖의 전화를 받았씁니다.
사실 은미라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서울의 한 시장통에 있는 조그만 상가안에 교회가 있었는데 저는 중등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고 은미는 중학생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한 달에 5천 원씩을 모아서 어려운 학생들을 도운 적이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도운 것만 알고 있지 여러 아이들을 돕다보니 은미가 받은 사실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20여 년이 지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30대 중반에 만난 은미는 그 때 일을 생생이 기억하며 가끔은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가난하고 힘들 때, 학교를 가기 힘들게 되었을 때, 작은 도움이지만 큰 힘이 되었노라고, 그 도움이 아니면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에는 제 마음 속에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사업을 하다 5년 전에 아주 어렵게 되었는데 이렇게 어렵게 되니 옛날의 선생님이 더욱 생각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살려는 의지가 있어서 감사 하다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부족하지만 선생님을 생각하며 준비 했노라며 남성용 화장품 셋트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제 50을 넘어서 살아가는 제게 은미는 지금도 중학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은미야. 너는 할 수 있어. 잘 될거야. 이 말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힘이된다면 김광석의 '일어나'를 들려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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