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올해 나이 32세의 직장인이고, 형님의 왕팬이자 애청자입니다.
저에게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 결혼을 하고 싶고 할 준비가 된 시기인데,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결혼할 사람의 나이는 23세,
아버님께서는 결혼할 시기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그보다 먼저, 저를 사위로 인정하고 싶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아직 아버님과 만나 뵙지 못했고, 만나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기를 만들고자 편지를 썼습니다.
아버님께서 이 프로그램을 즐겨 들으신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글 재주는 없지만 그래도 진심은 통할 것이란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편지를 띄웁니다.
아버님께서 들으시고 마음을 열어주셨으면 합니다.
꼭 저의 편지를 읽어주세요.
P.S. 신청곡은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부탁드립니다.
만약, 제 사연이 채택된다면 선물도 주시나요?
그렇다면 예비 장인장모님께 필요한 선물이나
'공연선물'로 부탁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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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아버님께.
안녕하세요. 정민이를 사랑하는 철민이입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저의 존재가 어색하시죠~ 제가 만약 정민이처럼 곱고 예쁜 딸의 아빠였다면 그 옆에 있는 남자,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남자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정민이를 아버님만큼 사랑하고 제 몸 보다 아낀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립니다. 이 말씀이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정민이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고, 정민이도 저와 함께 지내고 싶어 합니다.
물론 정민이가 아직 ‘사회적’으로 봤을 때 어린 나이라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결혼을 생각하기엔 어린 나이라는 것과 결혼 준비가 안 됐다는 그 ‘사회적’ 기준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정민이의 생각은 다릅니다. 서로가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랑이 지금의 아버님과 어머님처럼 오랜 세월 변치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결혼하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버님께서 정민이를 언젠가 결혼시키실 거라면 어떤 사람과 결혼했으면 하시는 지 한 번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잘 생기고, 똑똑하고, 돈 잘 벌고, 몸과 마음 건강하고, 항상 정민이와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정민이를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은 박철민, 바로 접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이 순간부터 정민이와 만나지 않겠습니다.
제가 아버님께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한 가지는 정민이를 평생 누구보다 행복하게 만들 자신과 확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정민이로 인해 평생 행복해질 자신과 확신이 있습니다. 어떻게 결론이 그렇게 쉽게 나느냐고 물으신다면 저희는 감히 '운명'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민이가 언젠가 결혼할 거라면 그리고 대상이 변함없이 박철민이라면 저희가 결혼하는 시기가 과연 중요할까요? 반대로 제가 더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1년도 좋고, 2년, 아니 5년 후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은 늦출수록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하니까요. 아버님께서도 이 점에 대해서 공감하시겠지요.
결혼은 스스로 진행하는 것이다. 저희 둘은 우리의 결혼에 대해 이렇게 결론지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것, 결혼 후 살아가는 것. 둘의 힘으로 하려고 합니다. 저의 부모님도 결혼식에 대해서 어린 시절부터 형식적이지 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결혼을 강조하셨고, 저 또한 그것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군 입대 순간부터 온전한 독립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또한 부모님의 원조를 최소화 시키려고 합니다. 그 점을 부모님도 높이 사고 있습니다. 더불어 정민이에게도 결혼을 검소하게 치렀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계십니다. 정민이를 너무나도 예뻐하고 좋아하시기에 더더욱 결혼에 대한 부담이 없었으면 하십니다.
35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신 어머니와 개인사업을 해 오신 아버지는 그동안 뿌린 축의금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늘 말씀하십니다. 그 돈 거둘 생각 없다, 진심으로 축하해줄 사람들만 부르고 싶다, 최대한 검소하면서 담백하게 하자... 저 또한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정민이와 너무나도 잘 통하기 때문에 우리 둘은 결혼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희 둘은 ‘형식이 주인공’이 아닌 ‘우리가 주인공’인 결혼식을 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아버님, 저는 정민이를 빼앗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정민이네 가족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겁니다. 결혼하면 부모님과 멀리 떨어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결혼하면 정말 굉장히 멋진 장인, 장모님과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왕래하고 싶습니다. 평일에는 저녁을 함께하고 주말이면 함께 놀러 다니고, 친인척 모임에도 끼고 싶은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결혼 생활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습니다. 저와 정민이의 삶을 응원하는 가족이 2배로 늘어나는 것이 결혼, 가족의 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쁨도 함께 배가 되면 더욱 좋겠죠.
아버님, 저희 결혼 허락해주시고 축복해주세요. 징그럽겠지만 저를 큰아들이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대해주세요. 저 아버님 좋아하시는 술, 즐길 줄 알고 운동도 좋아합니다. 아버님 심심하실 때마다 불러주세요. 즐겁게 해드릴 자신 있습니다. 그러니 저의 모습을 정민이 옆에 함께 그려주세요. 마음만 열어주시면 푹 안기겠습니다.
오는 1월 31일이 생신이시죠? 미리 생신 축하드립니다~ 그 자리에 제가 참석할 수 있다면 저에게는 무한한 영광이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큰 실망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에 더 멋지게 챙겨드리면 되니까요~ 이 글을 보시면서 서툰 저의 표현 때문에 혹여 언짢은 마음이 드셨다면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께 부담보다 기쁨을 드리고 싶은 철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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