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다르다
정순이
2013.02.17
조회 138


초등학교 일학년 산수 시간에
선생님은 키가 작아 앞자리에 앉은
나를 꼭 찝어 물으셨다
일 더하기 일은 몇이냐?

일 더하기 일은 하나지라!
나도 모르게 대답이 튀어 나왔다

뭣이여? 일 더하기 일이 둘이지 하나여?
선생의 고성에 나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예, 제가요, 아까 학교 옴시롱 본깨요
토란 이파리에 물방울이 또르르르 굴러서요
하나의 물방울이 되던디라, 나가 봤당깨요

선생님요, 일 더하기 일은 셋이지라
우리 누나가 시집가서 집에 왔는디라
딸을 나서 누님네가 셋이 되었는디요

아이들이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으로 손바닥에 불이 나게 맞았다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내 손바닥을 어루만졌다
어쩌까이, 많이 아프제이, 선생님이 진짜 웃긴다이
일 더하기 일이 왜 둘뿐이라는 거제?
일곱인디, 우리 개가 새끼를 다섯 마리 낳았응께
나가 분명히 봐부렀는디
쇠죽 끓이면서 장작 한 개 두 개 넣어봐
재가 돼서 없어징께 영도 되는 거제

그날 이후, 나는 산수가 딱 싫어졌다

모든 아이들과 사람들이 한줄 숫자로 세워져
글로벌 카스트의 바코드가 이마에 새겨지는 시대에
나는 단호히 돌아서서 말하리라

삶은 숫자가 아니라고
행복은 다 다르다고
사람은 다 달라서 존엄하다고


다 다르다 / 박노해



우선 웃었구요 담엔 끄덕끄덕 그랬네요
계산하기 싫어하는 저랑 닮아서
산수싫어 하던 어린 날의 나도 생각나고요
계산못해 손해봐도 어리숙해도 그런 나도 사랑하지라
오늘도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골머리 썩지않고
아름다운 좋은 노래로 릴렉스하기
박가속 즐감하기 출발해요=3==33



쿨하게 / 마야
이구아나 / 강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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