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온 식구가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면서
저녁을 먹는답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 무슨 반찬을 할까 고민하다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지요
시끄러운 현장의 소음사이로
응 무슨일 있어 하는 남편
아니요 여보 오늘 저녁에 뭐 해 먹을까요 하자
오늘은 웬지 봄나물 넣고 비빔밥이 그립네 하는 겁니다
예 알았어요 하고 전화를 끊고 가까운 재래시장으로 달려갔지요
봄은 시장의 한 귀퉁이를 차지 하고 있더군요
사람들의 장바구니에 달래 냉이가 담겨져 있는것이 보이길래
나도 봄나물을 챙겨기 시작했지요
달래 냉이 씀바귀 머위 유채나물도 사고 숙주와 시금치 호박까지 사고 나니
장바구니가 넘치더군요
자라난 곳도 다르고 모양도 다른 나물과 야채들을 보면서 오늘 저녁이 풍성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호박은 채를 썰어 들기름과 들깨로 살짝 볶아 내고 유채도 푸르게 데체서 참기름에 무쳐냈더니
신혼시절의 달콤함처럼 온 집안이 고소함으로 가득차더군요
딸에게 이거 한번 먹어 볼래 하고 한입넣어주자
음~~ 맛있다 맛있어요 엄마 역시 우리 엄마 음식솜씨는 알아줘야 해 하고
음식하는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딸
엄마 난 도울거 없어요 하면서 두팔을 걷고 좁은 주방을 비집고 들어와 나물 볶는 것을
도와줍니다
그리고 쑥을 보더니 엄마 요즘 쑥은 아무데서나 캔 것을 먹으면 안좋다고 하던데
중금속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뉴스에 나오던데요
그래서 물어보고 샀다 남쪽 지방에서 올라온거라고 하더라
이 쑥향 좀 봐라 얼마나 향기롭니
양지 바른곳의 봄바람이 우리들 곁에 다가온것처럼 느껴지는 향이였어요
머위는 데쳐서 고추장과 된장으로 조물 조물 무쳐야 제맛이 난다고 딸에게 가르쳐 주자
엄마 이거 시골집 할머니집 화장실옆에 엄청 많았던거 맞지요
그래 그때는 그 맛을 몰랐는데 이젠 이것도 사먹으려니 맛이 있다
난 쌉싸름한게 아직도 싫은데 하면서 인상을 쓰더군요
친구들 만나고 들어오는 아들이 엄마 우리집 오늘 잔치해요
왜 이렇게 고소한 냄새가 나요 하며서 주방을 기웃거리네요
오늘 저녁 비빔밥이예요 하는 아들이 씻고 나오더니
역시 봄은 봄이네 우리집 식탁에 묵은 반찬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하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하는 겁니다
아빠 어디에요 배 고파 죽겠어요 빨리 오세요 하더군요
엄마 상차려도 되겠어요 주차시키는 중이래요
유독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남편때문에 현관문을 열자마자 식사준비를 마쳐야 하기에
부랴부랴 준비한 나물과 야채들을 식탁 가운데 놓고 보글 보글 끓고 있는 된장국을 올려놓고
큰 대접에 현미와 잡곡이 들어간 밥을 조금씩 퍼 놓았네요
특별이 남편은 양푼을 주었더니
봄향기 가득한 봄나물과 야채들을 보고 코로 냄새를 맡으면서 한가지 한가지
양푼에 담더군요
여보 조금씩 담아요 너무 많아져요 하자
같이 먹으면 되지 하면서 마냥 행복해 하기 하더군요
야 오늘 비빔밥 최곤데 하고 쓱쓱 비비기 시작하는데
먹음직 스럽더군요
당신 한번 먹어봐 하고 남편이 떠주는 수저를 낼름 받아 먹어보니 내가 만든 음식이지만
쌉싸름한 머위향과 쑥향에 달래향 유채향까지 정말 행복 가득한 향이 입안에 어우러져
씹으면 씹을수록 베어나와 마냥 웃음이 나왔지요
가족들이 행복해 하는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니 신이 나더군요
봄나물과 몇가지 야채로 식단을 짜고 가족들과 맛있게 먹고 나니
행복한 식사였고 즐거운 시간이였답니다
김윤아 봄날은 간다

소풍가요) 봄 향기를 가득 싣고
신정자
20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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