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알루미늄도시락에 총각김치를 싸주셨는데 참 갖고 가기 싫었답니다.지금처럼 밀폐가 잘되는 그릇도아닌.......그냥 도시락인데 그 건 잘못했다간 소풍가방에서 뒤집어지기가 일쑤라는 걸 어렸던 저는 심심찮게 경험했던 지라 엄마 나이거 안갖고 가면 안 돼? 하며 슬쩍 가방 안에서 빼려했는데어머니는 이것아 잔소리 말아 들에 나가면 이 김치가최고야 하시면서노란고무줄로 단단히 한번더 묶어주시고 가방 제일 밑쪽에다가 넣어주시는 바람에 그대로 들고 갈 수 밖에 없었답니다 김밥만 먹으려 했지만 선생님께서 가방안에 있는거 다 꺼내 먹거라 하시는 바람에.....억지로 꺼냈던 총각김치도시락을 열자마자 선생님께서 이야 미옥이거 김치좀 먹어보자 하시면서 기다란 총각김치를 젓가락으로쭈욱 끌어올리시면서 혓바닥을 내밀어 정말 선생님 답지 않게 낼름낼름 김치를 씹어잡수시는데 곁에있던 2반 선생님 3반 선생님도 헛참 맛나 보이네 하시면서 제 총각김치를 한가닥씩 다 갖고 가셨어요..
맛있다면서 아주 칭찬을 많이 하셨지요
소풍의 묘미는 점심도시락 까먹고 하는 보물찾기잖아요
그런데 선생님 세 분이서 제게 윙크를 찡긋찡긋해주시면서 미옥아 저어기 말이다 바윗돌 밑에 뭐가 있게?
미옥아 말이다 저어기 소나무 가지에 뭐가 있게?
그런데 미옥이 말이다~ 저 봉분 밑 비석 옆쪽 구덩이에 뭐가있게?
하시면서 자꾸만 뭐가있게 뭐가 있게만을 하시는데 갑자기? 혹시? 라면서 느낌이 왠지 보물찾기의보물임을 암시하는듯한 얼굴을 하고 계셧죠
저 그날 보물세개나 받았어요
1. 지우개
2. 연필 한다스
3, 공책 두 권
쒼났죠~ 어머니 덕분였어요 시고 고소한 그러면서도 혀에 침 고이게 하는 감칠맛 났던 총각김치를 드신 세 분 선생님이 보물 위치를세 군데나 힌트를 주셨으니까요
어머니 말씀 잘 들어서 저는그날 한껏 친구들의부럼을 샀었답니당
진짜로 신났던 소풍였답니당

(소풍가요) 어머니가 싸주셨던 총각김치
조미옥
20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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