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소풍때 제가 몸살이 나서...
최성희
2013.03.11
조회 35
작년 봄이었어요. 큰 애가 학교에서 소풍을 가는데 제가 몸살이 심하게 나서 김밥을 싸줄 수가 없었습니다. 미안하지만, 할 수 없이 동네에 있는 24시간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가기로 딸 아이하고 합의했죠. 근데 아침일찍 나가서 김밥을 사가지고 온 아이의 얼굴이 울상이더군요. 왜 그런가 봤더니 새벽이라 김밥아주머니가 안나와서 다른 분이 대신 김밥을 쌌나본데, 못싸도 너무 못싼 겁니다. 아이만 보내서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었고요. 저도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결국 급히 이웃에 있는 다른 아이 엄마에게 연락을 해서, 미안하지만 하나 더 쌀 수 있는 분량이 되냐고 물어보고, 마침 된다고 해서 대신 집에 있는 과일 몇개를 나누며 겨우 해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게 다, 제가 건강관리를 잘못한 탓이지만, 한창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아이에게 속상한 추억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얼마전 회장으로 뽑혔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올해는 제가 몸관리를 꼭 잘해서, 작년의 우리 아이처럼 사정으로 김밥이 안되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니, 좀 넉넉하게 싸서 보내야 겠어요.
모쪼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청곡 부탁드립니다. 자두-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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