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어제, 고등학교 때 친구를 12년 만에 대학로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대학로 근처에 있는 대학을 다니기도 했던 친구였는데,
조용하게 이야기 나눌 커피숍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가게들을 지나치면서 계속 "마음이 참 이상하다"고 했죠.
친구는 대학 이후로 서울을 떠나 있었고,
저도 오랜만에 나와 보는 거라
20대 때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둘 다 집이 지방이어서 그 때의 서울 생활은 참 팍팍했는데
친구가 문화의 거리였던 대학로 옆의 학교를 다녔으니 부러운 마음에 저는
"보고 싶은 연극이나 공연도 마음대로 볼 수 있어서 좋겠다"
했더니 친구는
"옆 동네긴 해도 잘 안 간다. 문화 생활은 남들 얘기야. 대학로에 대학생보다 안 대학생이 더 많아."
하면서 피식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이제 친구와 가끔은 볼 수 있을 거 같아 좋습니다.
오래 못 보았지만 마음을 풀어 놓고 싶고, 아련한 그런 느낌입니다.
대학로에 '그날들' 공연 현수막을 마침 봤는데
선물로 주신다는 얘기가 떠올라 몇 글자 올려봅니다.

[그날들]10여년 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하고 싶어요
김태희
201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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