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청소일 나가시는 우리엄마..
박혜영
2013.05.09
조회 98
안녕하세요. 승화오빠.

참고로, 제 사연이 뽑힌다면, 제 이름은 비공개로 해주시면 좋겠네요.~


저는 글쓰는 재주는 없지만, 나의 어머니에 대한 사연을 올리고자 합니다.

저의 엄마는 빌딩 청소미화원이십니다.
처음에는 그런 엄마의 직업이 어느누구한테 말하기 부끄럽고 싫었습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지만, 우리엄마만큼은 힘들고 고된일..하는게 보기좋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저의 엄마의 기상시간은 새벽 3시30분이십니다. 원래도 부지런하시고 잠이 많지 않으시지만. 남들 다 잠들어있는 시간에 일어난다는건 쉬운일이 아닌데, 몸이 좀 아프시거나 무슨일이 있어도 꼭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하십니다.
그때 일어나시면 아침밥을 다 지어놓으시고, 5시쯤 집을 나서십니다.
5시30분이 출근시간이라고 하시니, 집에서 버스 한번 타는 거리긴 해도 늘 5시면 집을 나서십니다. 저는 6시에 일어나는 편이라 엄마가 나가시는 모습은 한번도 본적은 없지요.

늘 하실말씀이 있으시면 메모지에 적어서 식탁위에 적어놓고 나가십니다.
핸드폰도 사치라며 다들 하나씩 있는 요즘 핸드폰 하나 없이 평생을 사신분입니다. 그러다가 핸드폰은 작년에 하나 사드렸는데 그것도 가장 단순한 공짜폰은로 나온 기본핸드폰입니다. 눈도 잘 안보이시고 문자로 보내는것도 모르시니 핸드폰은 그저 전화온거 받고 전화번호 눌러서 전화거는것 뿐이지만, 저는 엄마랑 핸드폰으로 전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전에는 엄마가 늦게오시면 걱정이 되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웠는데, 핸드폰이 있다는게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모릅니다.

엄마가 일하시는 빌딩은 회사들이 들어와있는 고층의 빌딩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엄마는 2개의 층을 맡아서 회사 사무실 내부와 건물외내부 청소, 화장실 등 청소를 하신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안봐도 익히 청소일이 어떨거라는건 짐작하죠.

그 무거운 청소도구 카트를 밀고 다니시면서 육체적으로 힘드실 엄마를 생각하면 저도 자연스레 엄마를 집에서라도 많이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엄마는 당신이 그렇게 피곤하고 힘들지만 딸한테는 집안일을 안시키시려고 하십니다. 딸은 어차피 시집가면 다 할일을 구지, 시집전에 집에서까지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하시네요.
어머니라는 존재는 늘 그런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너무 가깝고 친근해서인지 엄마한테 투정도 많이 부리고 짜증도 매일 내고.
그럼에도 엄마는 늘 그런 저를 묵묵하게 받아만 주시고 이해해주시니깐 늘 엄마한테는 저는 죄송하고 미안함 마음뿐입니다.

어제는 엄마가 감기가 드셨는지, 퇴근하시고 오셔서 바로 약을 드시고 주무시더라구요. 감기걸린걸 안것도 본인입으로는 말씀 절대 안하시는 분인데
엄마가 늘 깜박하시니깐, 식탁위에 먹을 약을 하나 뜯어 올려놓으신걸 보고 알았습니다. 아마도 그 약을 드시고 주무신듯 했습니다.

그걸 보고 잠드신 엄마를 보는데, 왜그렇게 가슴 한구석이 쓰리고, 마음이 먹먹해지는지...가슴이 아파서 혼났습니다.
난..뭐하고 있었는지, 이렇게 잔병치레 없으셨던 엄마가 약까지 드시고 일찍 주무실 정도면 많이 아프시구나라는걸 저는 잘 압니다.
연세가 있기때문에 감기 한번 앓으시면 젊은사람들처럼 회복이 빠르지 않잖아요..

더 가슴이 아픈건, 새벽공기를 늘 마시고 출근을 하셔야 하기때문에 더 마음이 안좋습니다.
남들은 요즘 날씨가 너무 좋고 따듯해서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지만,
저의 엄마는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상, 얇은 내의를 아직까지 입고 다니십니다. 금새 감기를 앓고 쉽게 낫지 않기때문에 저는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은 날에도 늘 엄마걱정에 편치가 않습니다.

얼마전, 어버이날에도 제가 꽃사고 괜히 돈쓰게 된다고. 카네이션 꽃도 시장에서 화분용으로 직접 사오셨습니다. 저는 괜히 짜증을 냈죠. "이런건 엄마가 아닌 내가 사야한다고. 그거 얼마나 된다고 엄마가 대신 사냐고.." 말입니다. 저도 속상하니깐 하는 말이지만, 우리엄마..참 자식고생, 걱정에 당신인생을 여태까지 한번도 제대로 살지 않은 분이거든요.

약먹고 많이 좋아졌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신 오늘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서
저는 아직도 걱정이 떠나질 않네요.

어떤일을 하셔도 엄마가 보람을 느끼시고 좋아하신다면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다만 엄마가 나이가 이제 있으시니깐, 육체적으로 힘든일은 안하셨으면 하구요..

엄마가 새벽에 나가시기때문에 저녁에 8시에서 9시 사이에 늘 주무시기때문에 사실 엄마얼굴을 제대로 보긴 힘드네요.

엄마에게 늘 하지못한말...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많이많이 돈 벌어서 용돈 두둑히 드릴께요라구요~~

사랑해요 엄마.

신청곡은 아버지인데요. 아버지도 어머니도 저에겐 같은 존재이시니깐요~


인순이- 아버지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