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정배씨....!
오늘을 위해 무슨 선물을 해야할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엔 이번에도 가난한 편지 한통 쓰는걸로....
내 마음을 내 전부를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을 향해 불타오르는 이 가슴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아름다운 진달래꽃을 한아름 꺽어다 당신품안에 아겨주며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당신 귓가에 속삭이듯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휴일인데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꼭두새벽부터 지하철을 타고
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서울을 오가며 애쓰는 당신을 위해
병원을 다녀온 후에도 한 순간도 쉬지 못하고 곧바로 가게로 나와
하루종일 수고하는 당신을 위해 편안히 쇼파에 앉혀두고
따뜻한 물로 당신의 두발을 닦아주며 당신의 지친하루도 함께
씻겨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어제 당신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려고 어진이와 함께
이마트를 다녀 왔습니다.
어진이가 당신이 좋아한다는 향수를 하나 골라 주었는데,
가격표에 5520원 이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순진한 어진이가 워낙 큰소리로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판매대 아가씨와 다른 손님들이 다 들었습니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얼른 사고 나왔습니다.
향수를 사가지고 나오며 많이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값싼 향수를 쓰는 당신이 한결같이 늘 그렇게
은은한 향을 간직할수 있었는지.....
그건 아마도 당신 내면의 깊은 곳으로 부터 우러나오는 맑은 마음의 향기때문이겠지요.
봄꽃보다 향기로운 당신. 이 생명 다하도록 사랑하는 당신
나는 사실 어제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며 또 한번 크게 놀랐습니다.
향수를 사고 나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쇼핑을 하다가 내가 당신에게
사주고 싶은 내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는 어진이는 가격표부터 확인하고
여자들이 모두 비싼 걸 좋아하는 건 아니라며 실용적인 것을 선물하라며
아빠인 나를 훈계하였습니다.
결국 난 더 이상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어진이가 골라준 향수한 병만 달랑 들고 나왔습니다.
차를 타고 어진이가 틀어주는 로이킴의 봄봄봄 노래를 들으며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 여인이란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어머니아래 훌륭하게 잘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함께 보았습니다.
행복감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당신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꿈결같습니다.
오래토록 걸어도 지루하지 않은 아름다운 시골길을 한가로이 거닐 듯
언제나 마음 편안하고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리는 즐거운 일생 길입니다.
당신은 내게 과분한 사람입니다.
꽃다운 시절.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부족한 것 투성인 못난 사내를 위해
그 먼길을 오가며 사랑을 가르쳐줘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을 통해 사랑이 무언지 조금씩 눈 뜨게 되고
당신을 통해 인생의 깊은 맛을 조금씩 배워갑니다.
17년이라는 길 세월이 지난 오늘 난 당신의 남자로 다시 태어나
두 무릎꿇고 진심으로 당신에게 고백합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두번 태어나도 내 목숨다바쳐
진정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내게로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나랑 결혼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늘 내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늘 당신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그리고 더 행복한 건 우리가 지금까지 누려왔던 그 많은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을 당신과 보낼 수 있다는 부푼 희망과 설레임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당신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그것만으로 난 충분합니다.
세상에 그어떤 부귀영화도 난 바라지 않습니다.
당신과 함께 할수있는 삶이 내게 세상 그어떤 부귀영화보다도 훨씬 소중하고
행복한 인생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 내 모든 걸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당신의 남자 박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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