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속의 나와.. 지금의 나...
박수경
2013.06.19
조회 41
오랜만에 서랍 정리를 하다가... 옛날 일기장을 보았답니다.
 
문득 그동안 틈틈히 썼던 일기가 생각나
한장 한장 넘기다보니.. 희노애락이 느껴지더군요.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을 짝사랑했던 순수함과
군대가기 하루 전날 '아~ 군대가기 싫다.'라는 훌쩍임과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났을때의 두근거림과
나를 닮은 아들을 처음 만났을때의 기쁨까지.. 말입니다.
 
그러다
만원짜리가 붙어있는 페이지가 보이더군요.
내 나이 서른즘의 일기장...
 
"어?? 뭐지??"라며 찬찬히 읽어보니
 
[간단히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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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내가 살아온 life 만일째
 
엄마한테
“나 내일 태어난지 만일째야. 만원줘야돼” 했더니
흔쾌히 울 엄마 “그러니”하며 만원을 주시겠다 하셨다.
 
그러면서
"나이가 서른에 가까워져야 겨우 만일을 채우는데
 사람 한평생 살아보았자. 겨우 3~4만일이구나.." 라며 희미하게 미소지으신다.
 
그 미소가 왠지 아련한 느낌이 들며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엄마 눈가의 주름과 흰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나이 서른이 다되도록
장가도 안하고 엄마 껌딱지 노릇이나 하고 있다니 생각하니
그냥 죄송한 마음이 든다.
효도해야겠다.
 
딱히 생일 같은 것도 아니지만 만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냥 어영부영 잘 살아왔구나 싶다.
느낌이 이상하고 뭔가 벙벙하다.
 
오늘 받은 만원은 잘 보관해야겠다.
 
무튼 고생했어.
만일동안..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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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를 쓴지가 벌써 8년이 지났네요.
 
그 사이에 전 결혼을 하고
절 닮은 아들도 생기고
엄마.. 아니 이젠 어머니^-^는 손주 재롱 보는 재미에 함박웃음을 지으신답니다.
 
지금은
예전처럼 어영부영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보단
지금처럼 우리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자라는 생각을 한답니다.
 
우리 가족 모두들..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사랑합니다.


신청곡: 이승환의 가족 // 팀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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