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속을 들여다보면
물은 내게 무가 되라 한다
허공을 올려다보면
허공은 또 내게 무심이 되라 한다
허공을 나는 새는 그저 자취없음이 되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무가 될 수 없다
무심이 될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나 내 흔적은 남고
그는 내게 피없는 심장이 되라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도둑처럼 밤중에 이슬을 밟고 와서
나더러 옷을 벗으라 하고
내 머리를 바치라 한다
나더러 나를 버리라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내게 물이 되라 하나
나는 불로서 타오르려 한다
그는 내게 미소가 되라 하지만
그러나 아직 내 안에 큰 울음이 넘쳐난다
그는 내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라 하나
나는 그럴 수 없다 한다
류시화詩
문득 어린 시절 읽었던
'나는 나'
'자기만의 방'
'레이스 뜨는 여자'
를 떠올렸습니다
나아닌 타인과 살아가다보면
나대로, 내식대로 어려운 일입니다
유월의 나
보내며 다시한번 나답게 생각해봅니다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브라보 마이 라이프
/ 봄여름가을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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